2020.03.10. Saipan (3)

사이판에서의 일정은
정말 짧게 끝났어요.

오는데 하루,
이민국에서 지문 등록하고
마나가하 섬에서 스노클링 하는데 하루,
그리고 이제 가는데 하루에요.

그러나 주일을 포함한
2박3일의 휴가 기간은
박아빠와 김엄마에게
큰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휴가rk 1년에
일주일 밖에 안되는데다
여름에 똘냥이 미국 정착을 위해
같이 출국할 것을 고려한다면
이마저도 쉽게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그때에는 몰랐어요.
코로나19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든 것이 멈춰어버리고
똘냥이는 1년간
휴학을 선택할 줄을...
이럴줄 알았으면 그때
사나흘 더 놀다 올 것을 그랬어요.
ㅋㅋㅋ

우리 계획대로 인생이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박아빠와 김엄마 평생에
다시 사이판을 밟을 일이 있을까요?
그리고 다시 사이판을 찾는다고 해도
1년 6개월 전 마나가하 섬에서 경험했던
스노클링과 같을 수 있을까요?
아마 그때에는 붐비는 관광객들로
이날의 감동을 다시 보진 못하겠지요?

사이판은 2차 세계 대전 때
일본의 점령지였고,
전쟁의 결과 태평양 군도가
미국에 넘어가 버리고
전쟁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미군 기념비가 자리하게 되어요.
사실 이곳 사람들 대부분은
미일과 아무 연고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강대국의 욕심에
이리저리 휩쓸려 살아온 이 땅 사람들의 한숨이
귀에 들리는 것만 같아요.

멕시코 전쟁의 결과
미국에 넘어온 캘리포니아에게는
멕시코 땅에 속한 바하 캘리포니아와
미국 땅에 속한 캘리포니아 주민의 삶이
극명하게 엇갈린 지금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러나 잠시 스쳐간 이곳 사이판에서
얼핏 들여다본 대부분 주민들의 삶은
일부 호텔과 자본가들의 수입과 비교할 때
너무나 열악하다 생각이 들어
아쉬움을 금할 수 없어요.

장차 예수님이
다스리시는 나라가 온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이
주님 안에서 영원히
안식할 날이 오겠지요?

그리고 그 통치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이 땅을 살아가며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에서도
주님의 선한 통치를 맛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겠지요?

박아빠와 김엄마도
이 땅에서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그리고 이제
박아빠와 김엄마 품을 떠날 똘냥이도
그리스도의 선한 향기를
드러내는 삶을 살아가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그날에는 사람 뿐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이
주님의 통치를 반기며
즐거워할 거에요.
이 가게는
사이판 길냥이 대환장
참치 파티의 재료를
판매해 준 고마운 가게랍니다. ^^

똘냥네는 전날
호텔에서 예까지 걸어와
똘냥이의 지문을 다시
한번 팍팍 찍고
Reentry Permit에 필요한
지문 등록을 마쳤어요.
이제 다시 잘못되었다면서
한번 더 오라는 안내 메일을
받지 않기를 바라면서...

사이판 국제공항에
도착했어요.

당시 관광지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한적한 공항 청사였는데
델타 변이 출현과 더불어
다시 폭증하는 코로나 환자 때문에
얼마전 하와이와 괌과 사이판에
관광객의 출입을 금한다는 기사를 보았으니
지금은 더 썰렁하겠지요?

그나저나 여기서
근무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요?
에휴~

돌아갈 때에도
저 큰 비행기에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만 타고
귀국길에 올랐어요.

사이판 공항은 어서 오라고 말하지만
예정에 없이 갑자기 방문한 사이판은
아마 주님 다시 오신 뒤가 아니라면
박아빠와 김엄마 생에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어쨌든 코로나19가 하루빨리 통제되어
이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넉넉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