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king & Riding

2025.05.05. 부부하이킹 #29 월출산

박아ㅃA 2025. 5. 8. 22:29
2025.05.05. 월출산

박아빠와 김엄마는
전날인 5월 4일 저녁
나주에 내려와 하룻밤을 보냈어요.
 
나주를 근거지로 삼아
이틀간 두 곳의 국립공원을 가기로 한 거에요.

2025.05.05. 월출산

원래의 계획은
내변산 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5월 1일 근로자의 날 때 가야산을 가고
5월 5-6일 이틀 동안
월출산과 내변산을 갈 계획이었는데
비 예보 때문에 내변산을 먼저 갔고
이제 내일 가야산을 가려고 해요.

2025.05.05. 월출산

월출산은 전남 영암에 있어
경기 남부에 사는 저희로서는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월출산은 
산이 서해에 접해 있어서
제일 먼저 달을 맞이한다고 이름 붙여졌고
고려초에는 월생산(月生山)이라 불리기도 했어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그나저나 산이 너무 예뻐요.

2025.05.05. 월출산

박아빠와 김엄마는
SK텔레콤 해킹 사건 때문에
이틀 전 통신사와 핸드폰을 바꿨어요.
 
핸드폰 바꾸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인근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그 때문인지 박아빠는 배탈이 났고
전날 나주에 도착한 뒤
한숨도 못자고 계속 설사를 해댔어요.

2025.05.05. 월출산

전날 저녁부터 먹지 못하고
설사도 하는 바람에 탈수도 오고
속이 불편해 계속 꺽꺽 거리고
계단을 오르려고 힘을 주면
항문괄약근을 위협하는 수분의 존재가
계속 박아빠를 위협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는 산행이에요.

2025.05.05. 월출산 천황사

천황사는 
통일신라 말기 혹은
고려초에 창건되었다고 추측되고
처음에는 사자사라 불리웠어요.
 
전쟁과 화재 등으로
몇 차례 소실되고 폐사되었다가
1906년 절을 중창하며
지금의 천황사로 불리게 되었어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그나저나 주차장에서 예까지 1km인데
거북이 걸어가듯 천천히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가고 있는데
어떻게 올라왔는지 모르겠어요.

2025.05.05. 월출산

김엄마는 박아빠의
핼쑥한 얼굴과 새하얘진 입술을 보고
그만 돌아가자고 말하지만
어떻게 예까지 왔는데 싶고
다시 올 시간 내는 것도 쉽지 않다 싶어
매우 천천히 올라가고 있어요.
 
그러다 그만
괄약근의 압력보다
직장내강 압력이 높아지며
소소한 사건이 생기기도 했지만
여기서 상세히 기술할 수 없는 
박아빠만의 방법으로 적당히 대처하고
다시 올라가고 있어요.

2025.05.05. 월출산

이제 월출산 구름다리에 다다라
정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해요.
 
예까지 올라오며
일단 구름다리까지 가보고
컨디션을 보아 더 올라가자 생각했는데
앉아 쉬며 물 한 모금 마시고
사탕을 두어 개 먹었더니
컨디션이 다소 회복이 되어요.

2025.05.05. 월출산 구름다리

구름다리는
해발 605미터에 설치되어 있고
그 아래 계곡에서의 높이가
120미터에 달해요.
 
매봉과 사자봉을 잇는 구름다리는
1978년 12월에 조성되었는데
다리가 없던 시절에는
매봉에서 사자봉에 가려면
34시간이 걸렸는데 
이후 5분으로 단축되었어요.
(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
 
그리고 노후된 다리는
2005년에 철거되었고
2006년에 완공되어 재개통되었다 하는데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2025.05.05. 월출산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아마도 매봉 아닐까 싶어요.
 
살짝 회복된 체력을 믿고
끝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어요.

2025.05.05. 월출산

설악산, 주왕산과 함께
대한민국 3대 악산이라 부를만한
위용을 뽐내고 있어요.
 
계곡 건너편 암벽을 따라
등반을 하는 전문가들도
볼 수 있어요.

2025.05.05. 영암평야

드넓게 펼쳐진 
영암평야에요.
 
주변으로 야트막한 산들에
둘러싸여 있는 평야를 뚫고
우뚝 솟아있는 월출산을
왜 사람들이 꼭 와봐야할 곳으로 꼽았는지
산을 오르다보니 알 수 있어요.

2025.05.05. 매봉 가는 길

구름다리에서
한참을 오른 것 같은데
아직 매봉을 벗어나지 못했어요.
 
조금 숨을 돌릴만하긴 하지만
여전히 다리는 천근만근 무겁고
히말라야를 등정하는 산악가들과 같은 속도로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며 산을 오르고 있어요.

2025.05.05. 산철쭉(월출산)

산철쭉이 곳곳에 피어있어요.
 
5월에 접어들었지만
유난히 춥고 바람이 거셌던
올해 봄 기온 때문인지
좀 늦게 철쭉이 피어난 것 같아요.

2025.05.05. 월출산

기암괴석이 많은
월출산이에요.
 
낙석주의라는
안내표지 앞에서 고개를 드니 
커다란 바위가 절벽 끝에 붙어있어요.
 
그나저나 저 바위가
주의한다고 피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2025.05.05. 월출산

오늘은 김엄마가 계속
앞장서고 있어요.
 
박아빠는
김엄마 따라가기가
버거워요.

2025.05.05. 통천문(월출산)

정상인 천황봉에
이르기 전 마지막 코스인 
통천문에 도달했어요.
 
사람 한 명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이 바위문은
구름다리에서 약 1km 거리에 있고
천황봉까지는 400미터 정도 남았어요.

2025.05.05. 천황봉(월출산)

드디어 월출산 정상
천황봉에 올랐어요.
 
해발 809미터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탈수한 상태에서
먹지도 못하고
설사를 참아가며 오른
험난한 산행이었어요.
ㅋㅋ

2025.05.05. 영암평야와 영산강(월출산)

월출산은
소백산맥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주변이 탁트인 전망을 자랑해요.

2025.05.05. 강진방면(월출산)

산정상에서
지평선 사이 강줄기와
너른 수평선이 보여
강인지 바다인지 헷갈려했는데
내려와 지도를 보니 
강진만과 이어지는 바다 같아요.
 
시야가 좋은 날에는
한라산까지도 
보인다고 해요.

2025.05.05. 천황봉(월출산)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해요.
 
박아빠는 설사 우려 때문에
사탕과 에너지 젤과 커피로,
김엄마는 다이제와 커피로
에너지 보충을 했어요.
 
그렇게 10분이나 앉았을까,
우박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헐~

2025.05.05. 천황봉에서 바라본 영암평야(월출산)

지금은
전국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중이라
다 마칠 때까지 그럴 여유가 없지만
봄여름가을겨울에 오르는 풍경과
서로 다른 등산로가 주는 차이를
느끼며 등산해보고 싶어요.

2025.05.05. 매봉(월출산)

내려오는 길은
구름다리 방향이 아니라
바람계곡 쪽이에요.
 
저 멀리 구름다리가 보여요.

2025.05.05. 매봉(바람폭포)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에 비해
한결 편해요.
 
스포츠 워치가 측정한 운동기록은
거리 7.1km, 획득고도 970m에
5시간이나 걸리는 산행이었어요.
 
그리고 운동 강도는
박아빠의 워킹보다도 못했으니
정말 한 걸음 한 걸음
겨우 겨우 발을 띠며 
정상에 올라갔다 온 거에요. ㅎㅎ

2025.05.05. 월출산

그래,
영암이 좋고
월출산도 좋아요.
 
다시 오기에는
너무 먼 거리지만
은퇴한 뒤에는
며칠 이상 머무르며
이 코스, 저 코스로
다 올라가보고 싶어요.

2025.05.05. 원조나주곰탕(나주)

전날 배탈로 고생했지만
빈 속에 강행한 산행으로 
속이 많이 편안해지고
등산 초입 때 살짝 설사한 이후
더이상 설사가 없어서
나주에 왔으니
배탈이야 어떻든
일단 곰탕집 가자고 찾아왔어요.
 
근데 아마 설사했어도
먹고 싸자 그러며 왔을 거 같아요.
ㅋㅋㅋ

2025.05.05. 원조나주곰탕(나주)

나주에 숙소를 정하고
새벽에 월출산을 올라
오후에는 나주 관광을 계획하며
인터넷에 유명한
하얀집이나 남평할매집 등을 알아봤는데
월요일 휴일이라고 해서
곰탕 거리에서 좀 떨어진
원조나주곰탕을 찾았어요.
 
그런데 입구에서
바이크 타고 온 수 십명 아재, 아줌씨들이
계산하고 나오는 것이
이 집 진정 맛 집이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현지인들이 찾는 찐 곰탕집이라고 해요.
 
나중에 영산강 자전거 종주하면
다시 한번 찾아올까봐요.

2025.05.05. 예가체프(나주)

커피 맛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민중저항의 기운이 물씬 풍기고
금성관이 한 눈에 보이는 뷰가 일품인
카페 예가체프 되겠어요.

2025.05.05. 금성관(나주)

금성관은 조선초기 성종 때
나주 목사 이유인이 건립한 관청으로
선조와 고종 때 
두 차례 중수되었다고 해요.
 
건물의 용도는 관리의 숙소,
외국 사신의 숙소였어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2025.05.05. 금성관(나주)

그리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는
위패를 모시고
한양 궁궐을 향해
예(망궐례)를 올렸다고 해요.
(출처: 위키피디아)

2025.05.05. 금성관(나주)

전라도라는 명칭이
호남 지방 두 개의 큰 도시,
전주와 나주에서 따왔다고 할 정도로
나주는 근대 이전에
전남에서 제일 큰 도시였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금성관은
커다란 건물과
한양 궁궐 마당을 연상케 하는
너른 마당을 지니고 있어요.

2025.05.05. 금성관(나주)

오래된 흔적의 건물은
일제 시대에는 군청건물로 사용되다가
70년 대 완전해체, 복원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공사 중인지
내부는 볼 수가 없었어요.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다
휴일이라 그런지 가이드도 없어
늦은 오후 눈으로 한번 훑고는 지나갑니다.

2025.05.05. 나주

금성관을 중심으로
옛 나주 관광 명소가 밀집해 있고,
곰탕 거리도 바로 앞에 있어요.
 
월요일 영업을 안한다고 해서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는
멀찍이 떨어진 곰탕집을 다녀왔는데
시내 유명한 곰탕집 앞에는 
줄을 선 사람들이 길게 늘어져 있어요.

2025.05.05. 작약

그래도
관광객에게 유명한 집보다
현지인에게 이름난 집을 다녀왔노라
자위하면서
발걸음을 옮겨요.

2025.05.05. 나주 향교

나주향교라 써있는 돌비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요.
 
대소인원개하마라고
써있는 옆 비석은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공자와 그 제자들의 위패를 모신 
이곳에서는
가마나 말에서 내려 
예를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요.
(출처: 전남인터넷신문)

2025.05.05. 나주 향교

어쨌거나 저쨌거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고
공휴일에는 문을 닫나 보다 싶어 
골목을 따라 걷다보니
담 너머 태조 이성계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크기의 은행 나무가 보여요.

2025.05.05. 나주 향교 동재

뒤로 돌아가니
출입할 수가 있어요.
 
여기는 기숙사로 사용된
동재에요.
 
나주 향교는
전북 장수군의 장수 향교,
강릉향교와 함께
조선 시대 3대 향교였다고 하는데,
나주 향교의 규모가 
제일 컸다고 해요.

2025.05.05. 나주 향교 대성전

대성전은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보통은 학생들을 교육하는
명륜당보다 위쪽에 위치하는데
나주향교는 대성전이 아래에 있고
명륜당이 위에 있어서
성균관이나 다른 향교와
차이를 보인다고 해요.
(출처: 국가유산포탈)

2025.05.05. 나주

농작물 경작금지라 써있는데
너무나도 정성스럽게
밭을 만들어
농작물을 가꾸어 놓은
나주시민들 되시겠어요. ㅋㅋ

 

 
어쨌든 험난했던
월출산 등산을 마치고
나주 관광까지 해치운 저희는
마지막 남은 가야산 등반 일정을
내일 소화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