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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2011.01.12. Zeiss Ikon SW & Biogon 21(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박아ㅃA 2024. 11. 19. 15:21

(2011.01.12. 작성글)

많은 카메라와 렌즈들이

몇 번 써보지도 못하고

보유만 하다가 팔려나가곤 했지만

지금도 꿋꿋이 제습함에 들어있는

몇 몇 녀석이 있습니다.

 

21mm 렌즈 구매를 앞두고 

박 선생님께 추천 받은 렌즈는

Leica Super Angulon f3.4와 f4.0 렌즈이고

제가 구매하고 싶었던 렌즈는 

Carl Zeiss에서 1950년대에 생산했던 

Contax Biogon이나

Contarex Biogon 21mm 렌즈였어요.

 

Contax 21은

Contax RF 바디에 사용되었고

Contarex 21 렌즈는

Contaflex SLR 바디에 사용되었는데,

동일한 회사에서

동일한 구조로 만들어졌어요.

 

전해들은 바로는

Contarex Biogon 렌즈가

좀 더 좋다고 합니다.

 

많은 고민 끝에 

생산된지 50년이 넘은 

Contarex Biogon 21mm f4.5

민트급 렌즈를 구할 수 있었어요.

 

다만 M 마운트 바디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댑터가 필요합니다.

이 렌즈를 바디캡으로

장착해 놓은 카메라는

Zeiss Ikon SW 라는 카메라로

렌즈와는 달리 최신품이고

지금도 생산되고 있어요.

 

Zeiss Ikon이라는

동일한 회사명을 지닌

바디와 렌즈이지만

50 여년 전 생산된 렌즈는

당대 최고의 광학회사였던

Zeiss Ikon 사의

모든 기술이 동원되어 만들어졌고,

Zeiss Ikon SW 바디는

Carl Zeiss 사의 관리 하에

일본 Cosina사가 만든 카메라입니다.

어쨌든 그런 배경이지만

이 카메라도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어요.

 

현재는 대부분

Zeiss Ikon SW와

Biogon 21mm 를

들고 다닙니다.

 

광각이 주는 왜곡과

넓은 화각의 부담도 있지만 

이 렌즈와 바디가 주는 결과물은

최고라고 할 수 있어요.

 

암실 작업 후

프린트를 보았을 때 

파스텔 그림과도 같은 은은한 톤과

풍부한 계조가 주는 맛은 

Super Angulon과도 비교할 수 없는

깊은 느낌입니다.

 

렌즈에 대한 느낌은 나중에

다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만

몇 개월이 걸릴런지...ㅉㅉㅉ

그러나 처음

Zeiss Ikon 바디를

손에 쥐었을 때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라이카 바디의

곡선 디자인과 다른

각진 디자인이 주는

세련된 맛과 달리

손으로 쥐었을 때의 허전함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생각나게 하네요.

 

이 세련된 바디를 손에 쥐었을 때

경박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라이카 바디가 주는 육중함에 

익숙하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그러나 이 카메라의 노출계는

그런 모든 단점을 커버하는데요,

라이카 바디(M-4P)가 있었지만

광각 전용 Zeiss Ikon을 구입한 것은

노출계 때문이었어요.

 

라이카 올드 렌즈들이

흑백 사진에 좋다고 해도 

노출을 측정해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조절하고

촛점을 맞춘 뒤 셔터를 누르기에는 

제 실력에 한계가 있어요.

 

조리개 우선을 지원하는

M 마운트 RF 바디로는 

라이카 M7, Zeiss Ikon,

Hexar RF, Voigtlander 등이 있는데

이 중 노출이 가장 정확하다는

Zeiss Ikon을 

Contarex Biogon의 짝으로 구입을 했고

그 평가는 정확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

현상이 끝난 뒤

건조를 위해 걸어 둔 필름을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고른 노출을 확보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경박스럽다고 느껴지는 무게는

익숙하니 가볍다는 장점이 되고

다만 셔터음은 훨씬 크게 울려퍼지는데

이것은 라이카가 

너무 정숙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필름을 감을 때도 여전히

M바디에 비해 가볍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정확한 노출때문에

이 카메라는

그 모든 가벼움을

상쇄시키고도 남습니다.

장점: 

   1) 가벼움(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음)

   2) 정확한 노출

   3) 세련된 디자인

   4) 라이카에 비해 저렴한 구입 가격

   5) 신품을 구하기 쉬움.

 

단점:

   1) 가벼움(경박스럽다고나 할까...)

   2) (라이카에 비해) 큰 셔터음

   3) 비트나 모터를 달 수 없음.

   4) 신품이 중고보다 많이 비쌈.

 

추가 사항입니다.

 

며칠 전 현상 작업을 하다

늘 투덜거리던 점을

이번에 글 쓸 때

빼먹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현상을 다 마치고

필름을 건조한 뒤 컷팅을 할 때

Zeiss Ikon body는

Leica에 비해

프레임간 간격이 좁습니다.

 

전 주로

다섯컷씩 컷팅을 해

7줄로 보관을 하다보니

제일 처음 필름을 버리고

총 35컷만을 찍는데요,

Zeiss Ikon은

필름 프레임간 간격이 좁아서

총 37컷,

저처럼 처음 컷을 버려도

36컷이 찍힐 때가 많습니다.

 

필름을 아끼시는 분들은

한 컷 더 찍혀 좋겠지만

이 한 컷이 보관할 때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됩니다.

 

필름 프레임간 간격이 매우 좁아

자를 때에도 라이카보다

더 세심하게 잘라야

하는 단점도 있네요.

 

(2024.11.19. 추가)

지금 이 카메라와 렌즈도 제게 없는데

제일 아쉽게 느껴지는 

카메라와 렌즈에요.

 

이제는 어디서 구할 수도 없는

그런데 Biogon아...

넌 지금 어디에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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