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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2025.05.06. 부부하이킹 #30 가야산 본문

전날 곰탕을 먹었지만
아직까지 별 일이 없어요.
지금 저희는
나주에서 출발해
가야산으로 가고 있어요.
사진에서 잘 안보이는데
산기슭을 따라
아침 안개가 끼어있어요.

가야산 만물상 코스는
미니 공룡능선이라 불릴 정도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고 해요.
바로 맞은편으로
용기골 코스 입구가 있어요.
초입부터
만물상은 급경사,
용기골은 완만해요.

얼마 올라가지 않아
심장안전쉼터가 나왔어요.
몇 백미터 간격으로
올라가는 내내
심장 안전쉼터가 있었어요.

전날이 석가탄신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만물상 코스를 찾는 사람이 없어 그런지
이도 저도 아니면 비 내릴 것 같은
자욱한 안개와 구름 때문인지
사람을 볼 수 없어요.
출발할 때 주차장에서 함께 떠났다
용기골로 올라간 청년 두 명만
보았을 뿐이에요.

점점 더 구름이 많아져요.
만물상 코스는 길은 험해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기암괴석으로 절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런 날씨라면 올라가는 내내
아무 것도 못 볼 가능성이 커요.

이제 겨우 600미터 왔는데
오르는 길이 험해요.
중간에
바위 사이에 다리가 끼는 부상을 당해
움직이지 못하는
중년 아저씨 한 분을 만나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119에 연락했다면서
구조 기다리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러나 거기까지 이르는 길이
구조침대로 이동이 가능할 것 같지 않고
날씨 때문에 헬기도 못 뜰 것 같았는데
119 소방대원은
극한직업임에 틀립없어요.

만물상 탐방로를 오르며
데크랑 계단이 없었을 때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등반했을까 싶을 정도로
길이 험하다고 느꼈어요.

아니나 다를까 해인사 방면 하산 후
택시를 타고 백운동으로 돌아올 때
기사 아저씨께 들은 바로는
만물상 탐방로가 법정 탐방로로
개방된 것은 그리 길지 않다고 해요.

그전까지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등산객들이
비법정 탐방로인 만물상 코스로 오르다
사고가 많이 났다고 했어요.

배 아픈 것은 사라지고
설사를 안한다고 해도
여전히 체력은 바닥이에요.
월출산을 오를 때보다야
한결 가벼운 발걸음이지만
그래도 정상 컨디션은 아니에요.

꽃잘알 김엄마피셜에 의하면
산철쭉이에요.
월출산에서도 보고
가야산에도 또 보아요.
(2025.09.12. 수정)
산철쭉이 아니라 산벚꽃이에요.
그리고 가야산이 아니라
내변산에서 보았었네요.

비구름이 잔뜩 몰려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요.
기암괴석이
온갖 사물 형상을 보여준다고
만물상이라 이름 붙여졌지만
시야는 10여미터 정도로
제한적이에요.

김엄마 체력이
많이 좋아졌어요.
만물상 탐방로는
절대 쉬운 코스가 아님에도
잘 올라가고 있어요.

여신을 뜻하는 상아와
바위를 뜻하는 덤이 합쳐진 상아덤은
여신이 사는 바위라는 뜻이에요.
가야산 여신 정견모주의 기도에
천신 이비가지가 상아덤에 내려와
부부의 연을 맺고
옥동자 둘을 낳았는데,
첫째가 대가야의 시조 이진아시왕이,
둘째가 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이 되었다는
전설따라 삼만리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었다고 해요.
(출처: 천지일보)

상아덤까지
가파른 고갯길이 이어지고
이후부터 서성재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길이에요.
구름은 더 짙어졌어요.

이제 만물상 탐방로를
빠져나왔어요.
가급적 용기골 탐방로를
이용해 달라는
안내문구가
출구에 써있어요.
출발할 때 알려줬어야지...

자욱한 구름 때문에
몽환적인 숲 속을
걷게 되었어요.

서성재에서 칠불봉까지는
1.1km에 불과하지만
경사가 만물상 탐방로
못지 않아요.
계속되는 계단에
지쳐만 가는 산행이에요.

좋은 날씨에,
정상 컨디션으로
꼭 다시 와야만할 것 같은
이번 가야산행이에요.

두릅 아니야?
박아빠가 외쳤는데
네이버 렌즈로 검색하니
두릅이 맞아요.
김엄마 옆에서
박아빠도 점점
식물에 눈을 뜨고 있어요.

얼추 정상에 다와가는 것 같은데
구름 때문에 정상은 보이지 않고
계속 계단만 이어져요.

누가 다왔다고 그러냐?
아이 씨~
ㅋㅋㅋ

아무 것도 안보이고
아무도 볼 수 없고
그러다
죽어서 더 멋진
나무를 보았어요.

드디어 칠불봉,
해발 1433m로
가야산의 정상이에요.
약 370m 떨어져
해발 1430m의
상왕봉이 있어요.

상왕봉 오는 길에 용기골로 올라온
두 명의 청년을 만났어요.
만물상 탐방로로 올라왔냐며
내려갈 수 있겠냐고 묻길래
비와 구름에 젖어 위험하다며
올라온 길로 회귀하라고
안내해 주었어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상왕봉의 샘물이에요.
비단개구리가 서식한다고
김엄마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결국 발견하지 못했어요.

상왕봉에서 바라보면
경관이 이렇다고 해요.
제일 좌로부터
남산제일봉, 오봉산, 단지봉, 그리고 깃대봉...
ㅋㅋ

하산은 반대편
해인사로 해요.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비, 구름에
원점 회귀할 자신이 없어요.

해인사 내려가는 길은
정비도 잘 되어있고
비교적 완만해요.

그래서
등산복을 제대로
갖춰있지 않은 탐방객들도
제법 올라오고 있어요.

만물상 탐방로와는
색다른 매력에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하산이에요.

비 구름 때문에
보지 못한 것도 많지만
비구름 때문에
볼 수 있는 것도 있으니
이번 산행은
그 나름으로 의미가 있어요.

무엇보다
운탄고도 1-3길에 이어
이틀 연속 산행을 시도했고
배탈과 설사에도 불구하고
비구름에 젖은 암릉을
무사히 오르내린
박아빠와 김엄마의 이번 도전은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만해요.

드디어 해인사
가까이 왔어요.
반가운 기와와
담장이에요.

사찰 건물보다
멋진 굴뚝이에요.

세계적인 보물을
소유한 사찰답게
경내도 넓고
크고 화려한
새 건물들이 있어요.

팔만대장경은
저 뒤에 보이는
건물 안에 있어요.
처음에는
강화도 선원사에 있다
합천 해인사로 옮겼다고 해요.
(출처: 오마이뉴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현판과 출입문이에요.

개방된 창문을 통해
팔만 대장경을
들여다볼 수 있어요.
팔만대장경은 부처의 힘으로
몽골의 침입을 물리치려는 소원에
판각 매수 8만여 판,
8만 4천 번뇌에 해당하는
8만 4천 법문을 수록하여 만들었다고 해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저는 고려인보다
몽골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게
사람들을 얼마나 공포에 몰아붙이면
이런 결과가 나올까 싶어요. ㅋ

장경판전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해인사에서 제일 오래된 건물이에요.
정면 15칸의 큰 건물 두 동이
남북으로 나란히 배치되었고
동서로 작은 규모의 건물이 있어요.
대장경을 보관하는 용도에 충실해
기타 불필요한 의전이 없고
전후면 창호의 위치와 크기를 달리해
통풍, 방습, 실내 온도 유지 등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다고 해요.
(출처: 국가유산포탈)

언제 저희 부부가
다시 합천 해인사를 찾겠어요?
원점회귀를 하기에
여러모로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자 기록유산,
팔만대장경을 이렇게 보고 갑니다.

해인사에서 마을 어귀까지
2km 가까이 걸어나와야 해요.
식당에 들러
더덕구이와 산채정식을 먹고
사장님이 불러주는 택시를 타고
출발점으로 돌아와
3시간 30분에 이르는
귀가길에 나섭니다.

좌측으로부터
노아와 크림이,
뮬란과 쿠키에요.
근데 너희들 표정이
그게 뭐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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