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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2011)

2001 육아일기 (2)

박아ㅃA 2026. 1. 15. 11:57

장인어른이 찍은  한 살 빤쭈니, Nikon  F5

 

(www.junihouse.net에 2008년 10월 올림)

 

2001년 6월 21일

처음 만난 우리 주니는 너무나 예뼜다. 신생아실에 있는 아기들 중에 가장 조그만 아기였고 눈과 입이 또렷한 것이 신생아답지 않게 예쁜 얼굴이었다. 코에 있는 하얀 여드름과 볼에 뽀송뽀송한 솜털까지 얼마나 예쁜지... 남편은 날 닮았다고 하고 아빠는 남편을 닮았다고 하시지만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저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런 내 아기란 것 밖에. 신생아실 소아과 의사들도 우리 주니가 최고의 미인이란다. 예쁜 아가야, 계속 예쁘고 건강하게... 그리고 마음도 예쁘게 자라거라. 주니야, 엄마와 아빠는 너로 인해서 하나님께 참 감사하단다.

 

저녁때 남편과 함께 주니에게 가보니 갑자기 주니가 입원을 해야 한단다. 하루 종일 잘 안 먹고 2번 토했는데 핏덩어리가 약간 묻어 나와서 피검사를 하고 금식하고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패혈증 가능성도 있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우리 예쁜 주니가 왜? 아기는 별로 아파 보이지도 않고 배넷짓을 하면서 방긋 방긋 웃기까지 하는데... 저 조그만 아기한테 어디서 피를 삐고 어디다가 주사를 놓나?

 

마침 아카페 후배인 지윤이가 신생아실 주치의여서 아기들 패혈증은 어른과는 달라서 쉽게 회복이 된다고, 1주에서 10일 정도면 항생제 주사 맞고 퇴원할 수 있다고 위로해 주었지만 태어나자마자 엄마, 아빠와 헤어져 혼자 낯선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진다. 입원 수속을 하고 병실로 돌아와 기도를 했다. 하나님, 우리 주니를 지켜주세요. 큰 병이 아니게 해주시고 속히 회복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참 오랜만에 간절한 기도를 해 본 것 같다. 당신의 자식을 주셔야만 했던 하나님의 마음...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아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하나님의 심정은 어떠셨을까? 주니야, 너는 엄마에게 또 다른 의미의 귀한 선물이구나. 네가 멀어졌던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게 해 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 소중한 아기야. 힘들겠지만 조금만 참고 견디렴. 하나님이 너를 지켜주실 거야.

 

2001년 6월 22일

나는 회복이 순조로와서 오늘 퇴원을 했다. 나의 아기 주니를 병원에 혼자 두고. 돌아오면서 정말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손에는 주사를 꽂고 입에는 튜브를 꽂아 놓아 하룻밤 새 중환자가 되어 버린 내 아기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혀서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아기가 나빠질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선물로 소중히 키우라고 맡겨주신 아기를 쉽게 데려 가시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태어난다고 그 힘든 순간을 겪은 아기에게 또 다시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게 될 것을 생각하니 우리 주니가 너무 가엾다. 이제 엄마, 아빠의 품에서 행복한 가정생활을 시작해야 할 순간에 우리 아기는 차가운 유리 상자에 갇혀서 온갖 튜브를 꽂고 외로이 있어야 하는구나. 하지만 주니야. 엄마는 너와 있어줄 수 없지만 예수님이 너랑 함께 해 주실 거야. 너를 지켜주실 거야. 아가야, 조금만 참고 견디자. 엄마도 산후 조리 열심히 해서 널 빨리 만나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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