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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8 부부하이킹 #33 지리산종주(연하천-세석) feat. 백병열집사님 본문

Hiking & Riding

20251008 부부하이킹 #33 지리산종주(연하천-세석) feat. 백병열집사님

박아ㅃA 2025. 11. 28. 15:47

2025.10.08. 연하천 대피소

연하천 대피소는
사람이 적은 만큼
밤에 잘 때 쾌적하니 좋았어요.
 
바닥 난방은 되지 않았고
라디에이터로 대류 난방을 하는데
덕분에 백병열 집사님은
젖었던 신발을 잘 말릴 수 있었어요.
 
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려
바깥 테이블이 아니라
식당에 서서 밥을 먹었어요.
 
아침은 황창수 집사님이 제공한
진도울금 누룽지에요.

2025.10.08. 연하천 대피소

종주 산행을 해보니 어려운 것이
먹고 자고 씻는 것과 
화장실 이용이에요.
 
매일 아침 회진 후
화장실을 가는 박아빠는
연휴를 맞아 배변 습관이 깨어졌고
지금 사흘째 변을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연하천 푸세식에서
신호가 오고 말았어요.
 
좋아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이런 된장...

2025.10.08. 연하천 대피소

전날의 맑았던 하늘은
사라지고 없어요.
 
짙게 드리운 구름과
가는 빗방울이 흩날리며
연하천을 떠나는 저희를
배웅해 줍니다.

2025.10.08. 벽소령 가는 길

보아하니 오늘 하루도
곰탕이에요.
 
등산 유튜버들이
구름에 쌓여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하늘을
곰탕이라고 하던데
나주곰탕을 먹어보니
곰탕은 말간 국물이고
설렁탕이 탁하고 진한데
왜 곰탕이라 부르는지 잘 모르겠어요.

2025.10.08. 벽소령 가는 길

그래도 어제만큼
비가 오지는 않아요.
 
비옷을 벗고 걸을 수 있어
한결 쾌적한 산행이에요.

2025.10.08. 벽소령 가는 길

한 지점에서
살짝 구름이 빗겨가며
멀리 있는 풍경을
잠시 볼 수 있었어요.

2025.10.08. 벽소령 가는 길

정말 잠깐,
아주 일부만 뒷 배경이 나와요.
 
백집사님 포즈는
전문 산악인 못지 않아요.

2025.10.08. 벽소령 가는 길

다시 구글 렌즈에 물어보니
둥근이질풀이라고 해요.
 
산과 들의 서늘한 풀숲에 자라고
여름철 연한 홍색, 또는 분홍색 꽃이 피며,
꽃잎의 붉은 실핏줄 같은 선이
특징이라고 해요.
 
설사나 이질 치료에
효과가 있어 이질풀이며
꽃잎이 둥글어서
둥근이질풀이라 불려진다고 해요.
(출처: 구글AI)

2025.10.08. 벽소령 대피소

벽소령 대피소에 왔어요.
 
연하천에서 벽소령 까지는
3.3km의 거리인데
1시간 30분 이상이
소요되었어요.
 
무거운 배낭과 짐에다
질척이는 산행길이라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요.

2025.10.08. 벽소령 대피소

역시나
주변인들은 모두 
아웃포커싱으로 날려버리는
백집사님의 셀피되겠어요. 

2025.10.08. 벽소령 대피소

잠시 쉬었다 가면 좋은데
다시 시작된 비 때문에
밖에 앉아서 쉴 수가 없어요.
 
식당에 들어가
배낭을 내려놓고 선 채로
물과 간식을 먹으며
이후 산행을 준비합니다.

2025.10.08. 벽소령 대피소

다시 배낭을 짊어지고
세석으로 출발해요.
 
행정구역상
연하천 대피소는 전북 남원,
그리고 벽소령은 경남 함양이에요.
 
전남에서 출발해
전북에서 하루 자고
다시 경남으로 향하고 있어요.

2025.10.08. 벽소령 대피소

조금 더 가면
사진 찍기 좋게
돌담으로 잘 꾸며진
데크가 나와요.
 
백집사님이
박아빠와 김엄마 사진을
한 장씩 찍어주시고는
비옷을 벗고
전문 산악인 포즈로
사진 촬영에 응하셨어요.

2025.10.08. 세석 가는 길

아직 경상남도는
본격적인 단풍철이 아니지만
곳곳에 단풍이 지고 있어요.

2025.10.08. 세석 가는 길

박아빠 지친 거 아니에요.
 
안경에 비 젖는게 싫어서
머리 숙여 걷고 있을 뿐이에요.

2025.10.08. 세석 가는 길

박아빠와 김엄마는
이번 종주산행을 앞두고
여러가지 산행 장비를 구입했어요.
 
먼저 배낭은 그레고리 배낭으로
박아빠는 파라곤 58L,
김엄마는 앰버 34L에요.
 
나중에 알프스 둘레길과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을 생각하고
그에 맞는 배낭을 준비했는데
지리산 종주 산행에는
오버스펙이에요.

2025.10.08. 세석 가는 길

거기에 침낭도 구입했어요.
 
한때 산악인을 꿈꿨던
임중규 형제는
침낭은 이삼 십 년 쓰기 때문에
한번에 좋은 것 사라고 조언해주어
3계절 침낭 중 최상급인
발랑드레의 블러드메리로 구입했건만
난방이 빵빵하게 잘되는
국내 대피소에서는
매트로 사용할 뿐이었어요.

2025.10.08. 세석 가는 길

몇 년 동안
등산도 열심히 하고
자전거도 열심히 타며
체력을 키워왔다고 생각했건만
지리산에 오니
왜 이렇게 다들 산을 잘 타는지
어이가 없을 정도에요.
 
이런분들의 특징은
아주 가벼운 복장과 꼭 필요한 짐,
그리고 20L 전후의 백팩이에요.

2025.10.08. 세석 가는 길

역시 한번 해보니
종주산행이 무엇인지
어떤 짐을 꾸려야 하는지
어떤 장비를 가지고 가야 하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그런데 그 댓가가
너무 무겁고 힘들고 비싸요. 

2025.10.08. 덕평봉

아직 정오가 되지 않았어요.
 
두어 시간 안에 오늘의 목적지
세석에 도착할 거에요.
 
한 등산객 부부는
왜 연하천과 세석을 예약했냐며
장터목 대피소까지 가서
숙박을 하라고 권해주어요.
 
오면서 만난 가족이 힘들다며
장터목까지 안가고
세석에서 숙박한다며
장터목 예약을 취소한다고 했대요.

2025.10.08. 세석 가는 길

올커니 하고 전화를 걸었건만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예약 취소자가
아직 인터넷에 올라오지 않았고
장터목 대피소에는
천왕봉에 올랐다가
하산하지 않고 숙박을 청하는
당일 방문객이 많다며
확정해줄 수 없다고 해요.
 
뭐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제 세석대피소까지는 
600m 남았어요.

2025.10.08. 세석 가는 길

잠시 개었었지만
오는 내내 거의 비가 왔어요.
 
씻지 못한 몸과 머리는
땀과 비로 범벅이 되었어요.
 
산행 중 어디선가
청국장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움직일 때마다 그 냄새가
계속 따라다니고 있으니
제 몸에서 나는게 틀림 없어요.
 
이래서 종주 산행을
2박 3일로 가지 않고
1박 2일로 해치우는가 봐요.

2025.10.08. 세석 대피소

오후 2시에 도착한
세석 대피소에요.
 
국립공원 관리인에게
세석 숙박을 취소하고
장터목 숙박으로의
변경이 가능한지 물었지만
장터목 관리자보다
친절하게 응대했을 뿐
결론은 어렵다는 거였어요.
 
에휴,
그래 일찍 들어가 일찍 쉽시다.

2025.10.08. 세석 대피소

2-3층이 숙소이고
1층은 식당이에요.
 
저 식당 안에는
무쇠 솥뚜껑에다
삼겹살 구워먹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저희는 진라면과 다이제 비스켓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출발 전 삼겹살을 말씀하셨던 백집사님이
꽤나 아쉬우셨을 것 같아요.

2025.10.08. 세석 대피소

밖에 비가 와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피소 2층 마루에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일단 박아빠의 우선 과제는
젖은 옷들을 말리고
샤워 티슈로 청국장의 진원지를
제거하는 거에요.
 
그리고 저녁 식사 때까지
잠시 잠을 청했어요.

2025.10.08. 세석 대피소

저녁에는 비가 멈추고 날이 좋아져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흡연은 벌금 10만원,
음주는 벌금 200만원이지만
어둠이 찾아오자 여기저기서
막걸리와 소주가 등장해요.
 
어제 연하천에서
머리 감다 혼난 박아빠는
애교에 불과한 거에요. ㅋㅋ

 
세석에서는
바닥 난방이 들어오니
침낭은 매트로도 필요가 없어요.
 
이틀 숙박을 해보니 대피소 숙박은
침구류는 필요없고 매트리스면 충분해요.
 
새벽 2-3시부터
일출 보겠다고 일어나
부시시 떠나는 등산객 소음이 문제이니
오히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야말로
종주산행의 필수템인 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