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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20251122 부부하이킹 #34 해파랑길 (35) feat. 임보섭/서원미 본문

11월의 넷째주는 다시
해파랑길 트레킹으로 돌아왔어요.
단풍철도 지나고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이라
놀러가는 차량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고속도로에는 여전히 차들이 많아요.
박아빠에게도
주5일 근무가 도입된다면
매주말 저 차량들 틈에 끼어들 자신이 있는데,
거참 원장님의 협조가 아쉬운 주말이에요.

보통 저희 부부끼리라면
떡 한 조각이나 옥수수 하나로
트레킹을 시작하겠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어요.
임보섭/서원미 집사님 부부와
함께하기 때문이에요.

정동진의 큰기와집에서
순두부로 하루를 시작해요.
얼큰 순두부보다는
그냥 순두부가 더 담백하고 맛나요.

정동진 역에는
유료 주차장도 있고
무료 주차장도 있어요.
박아빠의 올드카는 무료 주차장으로,
김엄마의 새삥카는 유료 주차장으로,
오늘은 김엄마 차로 왔으니
유료 주차를 했어요.

박아빠와 김엄마가
정동진을 찾은 것은
지난 1998년으로
김엄마가 레지던트 들어가지 않고
시골 보건지소에서 박아빠랑
신나게 놀던 때였어요.
공짜 기차표를 소진하기 위해
강릉에 왔다 정동진 역에 들렀었는데
시간 참 빨리도 흘러가네요.

오늘은 임보섭/서원미 집사님 부부와
해파랑길 35코스를 걸을 거에요.
원래 계획은 정동진역에서 출발해
괘방산을 넘는 36코스였는데
아직 산행이 익숙하지 않을 두 분 때문에
평지가 많은 35코스로 수정했어요.

저 크루즈선 호텔은
수명이 다한 진짜 크루즈를
리모델링한 거겠지요?
근데 저 거대한 배를
당췌 뭔 수로 저까지 끌어올렸대요?
한번도 가보지 않으면서
지나칠 때마다 드는 의문이에요.
이번에도 의문만 간직하고
정답은 찾지 않는 걸로...

해파랑길 35코스는
옥계에서 시작해 정동진에 이르는
9.8km의 비교적 쉬운 트레킹이에요.
본격적인 해파랑길 진입에 앞서
바다부채길을 찾았어요.

지난 2020년,
빤쭈니 고딩 졸업식 때
박아빠와 김엄마는 대판 싸웠고
박아빠는 거의 쫓겨날 뻔 했어요.
빤쭈니의 닭똥같은 눈물과
하해와 같은 김엄마의 은혜로
극적인 화해를 이룬 뒤
김엄마는 빤쭈니와 강릉에서
2주간 띄어살기를 했어요.

두 사람은 일상에서 벗어나
맛난 거 먹고,
좋은 데 돌아다니고,
그러다 박아빠가 찾은 주말에
멋진 곳을 발견했다고 데려온 곳이
바다부채길이에요.
미안한 맘에 마음 둘 곳,
눈 길 둘 곳을 찾지 못하던 박아빠에게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의 바다는
어울리지 않는 사치였어요.

지금 와 다시 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였네요.
5년의 시간
아픈만큼 성숙했으려나?
뭐 그러거나 말거나
인생 뭐 있겠어요?
시간이 약이에요.

박아빠와 김엄마는
이제 11월 말을 끝으로
뿌리깊은교회 공동체를
사임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오늘 사랑하는
임보섭/서원미 집사님 부부와 함께
걷고 수다 떨고 맛난 거 먹으며
추억의 조각을 맞추고자
이곳을 찾았어요.

뿌리깊은교회 공동체의
모든 분들이 그렇듯이
두 분이 없으면
교회 공동체가 마비될 정도로
두 분은 종횡무진 활약하며
빈 곳을 메워오셨어요.
이제 두 분은 내년에
해외 지사로 발령받아 교회를 떠나는데
그때 박아빠와 김엄마는
홍승모/안민정 집사님께 그랬듯이
해외 심방을 한번 떠나보려고 해요. ㅋㅋ

정동진은
한양의 경복궁으로부터
정방향 동쪽에 위치한 땅끝이고,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 마을이라는 뜻이에요.
부채길은
정동진이나 탐방로의 지형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놓은 모양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래요.

천연기념물 437호로 지정된 곳이고,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00-250만년 전 지각 변동을
관찰힐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라고 해요.
예전에는 군경계를 위해
출입이 제한되었다가
2017년 6월에 정식 개통되었어요.
(출처: 정동심곡바다부채길)

발걸음을 돌려
본격적으로 해파랑길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1시간 30분이나 걸었는데
어찌 그냥 갈 수 있겠어요?
오빤 강남스타일,
커피 한 잔
원 샷 때리고 가야지요?

전체 거리 9.8km 중
절반에 해당하는 약 4.5km는
해발 150m 정도를 오르는
산길이에요.

해파랑길 강릉 구간은
강릉 바우길과 상당 부분 겹쳐요.
뒤를 돌아보면
나뭇잎이 떨어진 가지 사이로
동해 바다가 보여요.

길을 잃었어요.
집사님 내외분이
뿌리산악회 총무
박아빠의 길안내에
의심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김엄마는 늘상 있는 일인지라
1도 당황하지 않아요.
역시 강하게 키워야 해요.

다시 길을 찾았어요.
빨강, 주황 리본이
해파랑길 안내 리본이에요.

바다부채길은
정동진역에서 심곡항까지
3.1km에 이르는 해안길이지만
지금은 데크 공사중이라
중간에 끊겨 있어요.
저희는 중간까지 갔다 되돌아와서
해파랑길 35를 역주행해
심곡항에 다다랐어요.
아, 오늘
날씨 정말 좋아요.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는데
그늘진 곳에 바람이 불어 추워요.
당연하지, 땀도 안났는데...
차 타고 오면서 떡도 먹고,
아침 순두부도 먹고,
커피빵도 먹고,
얼마 걸었다고, 배도 안고프면서...
그러나 이런게
트레킹의 묘미 아니겠어요?
호호호~

임보섭 집사님은
최근에 운동을 하면서
살을 많이 뺐다고 해요.
10km 달리기도 하고
직장에서 틈 날 때마다 운동도 하고
식단도 조절하면서
상당 기간 체중을 유지하고 있어요.

예의 사람좋은 미소와 함께
이제는 턱선이 살아나
공대생 다워졌어요.

이런 저런 이야기에다
동해 바다에 감탄하며
신나게 걷다보니
벌써 옥계에요.

박아빠도 함께 한 컷~

박아빠와 김엄마의 커플 룩은
박아빠가 사주는 기능성 등산복이
모양과 색깔이 늘 매치가 되지않아
불만이었던 김엄마가
지리산 종주산행 배낭을 구하러 간
클라터뮤젠에서 한 눈에 반해
고대로 벗겨온 등산복이에요.

지리산행에는 너무 더워 입지 못하고
언제 한번 입나 기회만 노리다
목회자 나들이 때 한번 입고는
이렇게 평지 트레킹 때 또 한번 입었어요.
김엄마는 이 회사 디자인에 반해
후드티도 하나 더 사고
배낭도 하나 더 구입했어요.

이 드넓은 금진해변의 모래는
늦가을 이런 작업을 통해
이렇게 유지가 되나 봐요.
보이지 않는 손길 덕에
일상의 평안과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어요.

소나무가 일품인데다
낙엽이 되어 길에 흩날린 솔잎 때문에
솔밭길의 쿠션이 걷기 좋아요.
등산도 좋지만
한적한 시골길을
함께 걷는 것도 좋아요.

목적지에 거의 다와가요.
정동커피의 티타임에다
바다부채길을 포함해
약 5시간 동안 14km를 걸었어요.


이제 교회를 떠나는
박아빠와 김엄마를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함께 걷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신
두 분 집사님께 깊이 감사해요.
늘 함께 있지 않아도
늘 곁을 풍성히 채워주고,
한 곳을 바라보지 않아도
한 방향으로 같이 걸어준 두 분 때문에
지난 7년의 교회 공동체 생활이
무척 행복했어요.

두 분과 함께 한 이번 여정,
햇볕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역주행한 해파랑길이라
선글라스 착용에도 불구하고
쬐금 불편했는데
다음에는 남에서 북의 순방향으로
다시 한번 같이 가보았으면 해요.

다시 강릉으로 왔어요.
그리고 박아빠와 김엄마의 최애 식당,
엄지네 꼬막비빔밥을 찾아요.
오후 4시에 와서인지
바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오징어 순대도 시키고...

꼬막전도 시켰는데,
좀 느끼해요.
다시 사진을 보니
그래도 느끼해요.
어휴~

그리고 처형이 알려주신
강릉의 숨은 보물,
정커피에요.
처형이 절대
사람 많아지면 이 분위기 아니라며
인터넷 올리지 말라지만
숨긴다고 감춰질 향과 맛이 아니에요.

강릉 원픽은
보헤미안 본점이지만
오후 일찍 문을 닫는 관계로
정커피가 강릉 커피의
현실적인 대안이에요.

두 분 집사님 때문에
행복한 하루였어요.
그리고 제발 집에 좀 있으라며
등 돌린 크림 때문에
더 즐거운 하루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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