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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1997 결혼이야기 (3) 본문

(1999년 강중침 대학처 BeOne에 기고, www.junihouse.net에 2006년 4월 올림)
4.13.96(김엄마 편지)
앞에 있는 시를 보셨어요?
"사랑한다는 것은 전화가 거기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써있지요.
그럼 이 한 장의 편지지가 반가워지는 마음은 뭐라고 부를까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디어지고 딱딱한 껍질 아래로 숨어 버리는 마음이 슬퍼집니다.
다시 따뜻한 눈과 착한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위대한 사랑의 승리의 계절.
4월엔 나를 사랑한다는 말, 내가 필요하다는 말에 민감해져서, 그렇게 가슴 설레며 살고 싶습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는 시가 있지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 보고픈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습니다.
이 봄에 행복하세요.
4.28.96(박아빠 편지)
약간 먼저 도착했습니다.
짧은 여유와 더불어 길고 풍성한 만남을 기대하는 맘의 기쁨이 있습니다.
별로 오래 만나지 못한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맘이 설레지요?
지난 4-5년간 거의 소식 없이 지냈는데 2개월의 만남에 지난 모든 시간을 다 넣을 만큼 바삐 움직였었나요?
지난 한 주는 유난히 날씨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 풍요함이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요?
음- 사람을 기다리는 기쁨이 지금 제게 있어요.
곧 보게 될 반가운 얼굴이 제 맘을 설레게 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강변역에서.
4.30.96(김엄마 편지)
OO 오빠, Shalom!
비 갠 후의 세상이 너무 맑고 깨끗하군요.
얼마전 꽃 시장 다녀왔던 이야길 해 드렸던가요?
꽃을 좋아해서 어지간한 꽃 이름은 다 외우고 있었는데 몇 년 정신없이 사는 새 다 잊어버렸더군요.
주인 아저씨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옛 기억들을 더듬다가 문득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준다는 것이 참 큰 수고임을 느꼈습니다.
저와 오빠의 이름을 기억해 불러주신 하나님.
그리고 우리도 누군가의 이름을 소중한 의미로 간직하며 살도록 우리 안에 당신의 성품을 주신 그분이 참으로 아름답고 신비롭습니다.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로 서로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든 사랑으로 기억되어지고 싶습니다.
왠지 말로 하기는 어려운 특별한 언어가 있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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