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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2001 육아일기 (5) 본문

(www.junihouse.net에 2008년 10월 올림)
2001년 7월 1일
남편이 못 나온다더니 어제 오후에 다녀갔다. 주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왔다면서 아기 목욕시키는 것과 우유 먹이는 것을 보고는 피곤한지 코를 골면서 자다가 갔다. 주니를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더니 쏟아지는 잠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골아떨어진 두 부녀 사이에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자니 웃음이 나온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정직하고 성실하신 그리고 나를 위해 모든 걸 다 주신 최고의 부모님과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고 하나님 앞에 바르게 살기 위해 애쓰는 성실한 남편, 거기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누구보다 예쁘고 용감하고 착한 우리 주니까지. 우리 주니가 하루빨리 건강해 지고 무럭무럭 자라기만을 바랄 뿐이다.
2001년 7월 2일
산부인과에 정기 검진 받는 날이다. 회복은 순조롭게 되고 있고 큰 문제는 없다. 한 달 후 다시 외래에 오기로 했다. 모유를 그간 먹였으나 나오는 양도 너무 적고 출근 전에 젖을 말려야 하기 때문에 오늘까지만 모유를 먹이기로 했다. 그동안도 모유 양이 적어서 분유를 같이 먹였는데 주니는 다행히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 요즘은 먹는 양이 그래도 조금 늘어서 많이 먹을 때는 60cc 까지도 먹는다. 40~60cc를 10번 이상 먹으니 400cc는 넘는 셈이다. 내가 출근하고 나면 엄마 혼자 주니를 보셔야 하는데 한 번에 먹는 양을 늘리고 먹는 간격을 좀 늘려야 할텐데 걱정이다. 어쨌든 주니는 걱정했던 것보다 잘 먹고 대변도 하루 한 번씩 잘 보고 있다. 토하는 것도 아주 심하진 않아서 트림만 잘 시키면 될 것 같다. 예쁜 우리 주니가 빨리 쑥쑥 먹고 자라서 토실토실하게 살이 올랐으면 좋겠다.
2001년 7월 3일
어제 오늘은 매우 더운 날씨다. 주니는 신생아실에서 하던 대로 꽁꽁 싸 놓았더니만 어젯밤 내내 더워서 잠을 못자고 칭얼대더니 오늘은 땀띠가 온몸에 다 돋아버렸다. 부랴부랴 싸놓았던 속싸개를 벗기고 얇은 타월로 덮어 놓았지만 한 번 생긴 땀띠는 점점 더 퍼지기만 한다. 거기다 엄마와 할머니의 불찰로 땀띠 난 곳에는 분을 바르면 안 되는데 거꾸로 온 몸에 분을 열심히 발라놓았다. 남편과 전화하다가 나의 치료법이 틀렸다는 걸 발견하고는 또 부랴부랴 물수건으로 닦아내는 소동을 피웠다.
나의 잘못으로 아기를 힘들게 한 malpractice가 벌써 몇 번째인지... 우유 먹고 트림을 제대로 안 시켜 심하게 토한 일, 한 여름에 신생아라고 꽁꽁 싸놓아 땀띠나게 한 일이며, 땀띠 난 곳에 분을 퍼 바른 일... 아가야, 용서해라. 엄마가 우리 아기 자꾸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주니야, 엄마도 “엄마”로서는 신생아란다. 엄마도 너의 좋은 엄마가 되도록 계속 배우고 자라가는 중이니까 이해해주겠지? 그렇지만 참으로 두렵구나 아가야. 지금의 실수들은 너희 몸을 잠시 아프게 했지만 먼 훗날 네가 자라가면서 또 어떤 엄마, 아빠의 실수와 미성숙함이 너의 마음과 영혼에 큰 아픔을 주지나 않을까? 아무도 자신할 수는 없지만 엄마도 아빠도 계속 기도하면서 너를 아프게 하지 않도록, 너의 좋은 부모가 되도록 노력할게. 너를 통해서 너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자라가는 거란다. ‘가족’이란 그런 거구나 하고 엄마도 이제야 깨닫는단다. 사랑하는 주니야, 너를 볼 때마다 엄마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맙다. 주니야.
2001년 7월 4일
주니는 감기에 걸렸다. 어제 땀띠가 났다고 꽁꽁 싸매어 놓은 애를 갑자기 벗겨 버렸기 때문이다. 나의 malpractice가 네 번째이다. 누런 코를 훌쩍이며 답답해하는 주니를 보고 있자니 정말 괴롭다. 미안하다, 주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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