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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2001 육아일기 (6) 본문

(www.junihouse.net에 2008년 10월 올림)
2001년 7월 5일
오늘은 주니가 첫 외출을 하는 날이다. 병원에 가서 건강 검진을 받고 BCG를 맞는 날이다. 엄마와 나는 질문할 것들을 목록을 만들어 놓고 주니에게 예쁜 외출복을 입혔다. 주니는 퇴원할 때 몸무게가 2.82kg이었는데 병원에서 재보니 2.8kg이다. 아직 몸무게가 늘 때는 안됐지만 그래도 3kg은 넘을 줄 알았는데... 우리 주니 분발해서 더 잘 먹어야겠다.
그 외에 다른 것은 큰 문제가 없었고 주니 정도 토하는 것은 그냥 두면 좋아진단다. BCG도 잘 맞고 돌아오는 길에는 남편 병원에 들려 주니를 보여주었다. 남편은 주니가 너무 예쁘다며 난리다. 사실 황달기가 다 빠져서 지금은 얼굴이 뽀얀 것이 더 이뻐졌다. 병원에서도 사람들이 주니가 예쁘다면서 다들 와서 구경을 했다. 주니가 예쁘게 생기지 않았어도 사랑스런 나의 아기이겠지만 예쁘게 생겨서 사실 기쁘고 자랑스럽다. 하나님, 이렇게 사랑스런 아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굴만큼 마음도 예쁜 아기로 자라게 해주세요.
2001년 7월 6일
주니의 감기가 심해졌다. 누런 코가 계속 나오고 코가 막혀 답답한지 잠도 못 자고 계속 보채기만 한다. 저도 짜증이 나는지 그 순하고 착한
주니가 오늘은 계속 울고 투정을 한다. 잘 먹지도 않는데다가 오늘부터는 토하는 것도 더 심해져 먹는 족족 다 토해버리고 있다. 하루 종일 주니 옆에서 떠나질 못하고 안고 달래주다가 밤에는 결국 나도 울어버리고 말았다. 저 어린 것이 얼마나 힘들까?
다시 한 번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우리 주니 감기가 빨리 낫게 해주세요. 트림 잘 하고 토하지 않게 해주세요.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셨
는지 밤부터는 코가 좀 뚫린 모양이다. 덜 답답해하고 잠도 돔 잔다. 내일 아침에는 더 좋아져 있기를...
2001년 7월 7일
하나님이 나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우리 주니가 많이 좋아졌다. 기침을 약간 하기는 하지만 콧물도 안 나오고 오늘은 한 번 토하고는 내내 잘
먹고 잘 잔다. 그간 2~3일 잠을 잘 못자서인지 오늘은 하루 종일 곯아 떨어져 있다.
주니의 자는 모습은 너무나 평화롭고 사랑스럽다. 하루 종일 자는 얼굴만 보고 있어도 좋겠다. 피천득 씨의 수필 중에 여자로 태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는 구절이 있다. 사랑스런 아기의 젊은 엄마가 되어보는 것이 소원이란다. 나는 피천득 씨가 제일 부러워할 만한 사람이다. 이렇게 사랑스런 아기의 엄마인 것이 행복하다. 주니의 상태에 따라 나의 감정은 온갖 변덕을 다부리고 있다. 아기 키우는 엄마들은 다 나와 같겠지? 어쨌든 오늘은 참 행복한 하루다.
2001년 7월 8일
오늘은 주니가 아빠를 만나는 날이다. 2~3일 심하게 고생하던 감기도 많이 좋아졌고 땀띠는 완전히 나았다. 먹는 양이 하루 500cc 정도로 늘면서 다리도 뺨도 통통해진 것 같다. 황달기가 다 빠진 볼은 뽀얗고 사랑스럽다. 팔다리의 움직임도 제법 활발해져 이불을 걷어차고 잘 정도다. 집에 온지 열흘째인데 눈에 보이게 자라고 있다.
남편은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과 교회 분들을 모시고 왔다. 간단한 예배를 드리고 축복기도를 해주셨다. 목사님은 시편 144편 말씀을 주셨다. “우리의 딸들은 궁전의 식양대로 아름답게 다듬은 모퉁이 돌과 같으며” 우리 사랑하는 주니가 아름답게 다듬어지고 하나님 나라의 모퉁이 돌과 같은 귀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해 주셨다. 남편은 주니가 너무나 예쁘다며 아이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여태까지 본 아기들 중 가장 예쁘단다. 한 달도 안된 주니를 데리고 나가 자랑하고 싶단다. 주니의 뺨에 뽀뽀를 해주면서 “주니야, 아빠랑 친하게 지내자” 한다.
그토록 가지고 싶어했던 첫 딸을 두고 한 주에 한 번 밖에 볼 수 없는 아빠의 마음이 안타깝다. 주니야, 비록 아빠가 자주 너와 함께 하진 못하지만 아빠는 너를 아주 깊이 사랑한단다. 네가 엄마, 아빠의 사랑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저녁 먹은 후에는 주니를 안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이 빨리 나오면 미국에 보내드려야겠다. 미국 시부모님들도, 아가씨들도 주니를 몹시 보고 싶어한다. 어머님은 주니가 입원했던 일도 퇴원 후 잘 안 먹고 토했던 것 때문에 걱정을 하시며 계속 새벽기도를 해주고 계신다.
아가야, 네가 얼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아니? 엄마, 아빠의 서툴지만 진심어린 사랑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정성과 수고, 그리고 멀리서 안타까와 하시며 기도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들의 마음... 이 사랑과 기도를 먹고 부디 건강하고 아름답게 궁전의 식양대로 다듬은 하나님 나라의 모퉁이돌 같은 딸로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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