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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2014.12.17. No.3 본문
(2014.12.17. 작성글)
크림이는 엄마 껌딱지에요.
쿠앤크가 주니하우스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가네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박아빠 학기 공부가 진행 중이라
글을 하나도 올리지 못했어요.
이번 주까지 수업을 해야하지만...
그래도 시험과 리포트 제출이
다 끝났기에 이제부터
폭풍 업로드를 해볼까 해요.
자~ 그럼 달려볼까요?
쿠앤크가 처음 집에 오던 날
엄마 뮬란이는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왔어요.
게다가 모두
여섯 마리나 되는 녀석들을
한마리씩 떠나보내게 되었으니
맘 고생도 심했겠지요.
문제는 바로 쿠키...
그 감기 그대로 옮겨 버린 거에요.
결국 쿠키는 넥칼라를 하고
상당 기간 지내야 했어요.
아침, 저녁으로 안약 바르고, 약 먹이고...
우측 눈은 거의 뜰 수가 없었고...
약을 먹이면
입 안의 약을 씻어 낸다고
계속 거품을 게워 뱉어내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넥칼라를 풀어줬더니
엄마에게 가서 안기고 있어요.
쿠키는 엄마를
쫄쫄 따라다니는 일은 거의 없는데
그래도 가끔은 엄마 품에 안기고 싶은가봐요.
문제는 엄마가
쿠키의 병든 우측 눈을
햝아대는데 있어요.
결국 쿠키는 다시 넥칼라를
둘려야만 했는데요,
이녀석 아픈 바람에...
김엄마는 똘냥이 밥 해먹이고,
데려다주고,
다시 병원까지 오가야하는
수고를 해야만 했어요.
결국 시간이 약이라고
그렇게 속썩이더니 이제는 말짱해져서
뽈뽈거리고 잘 돌아다니고 있어요.
노아와 슈가는 박아빠 방에 가둬놓고...
두 녀석을 풀어줬더니
저 작은 발로 우당탕 뛰어다니며
여기저기 탐험을 하고 있어요.
한 배에서 나온 녀석들인데도
어쩜 그렇게 성격이 다른지...
크림(우측)이는 천방지축이고 엄마쟁이에다...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는
전형적인 박아빠 스타일이에요.
쿠키(좌측)는 다소 조심스럽고
아직은 겁도 많고...
병까지 앓았지만 두 녀석 들어보면
쿠키가 좀 더 무거운게 역시 숫컷이구나 싶어요.
두 녀석 잘 구별 안되시지요?
저희도 불러놓고 나면 잘못 부를 때가 많아요. ^^;;
쿠키와 크림이는 방에 넣어두고
엄마 뮬란이는 밖에 풀어놓아
노아, 슈가와 낯을 익히게 하고 있어요.
한 달의 기간을 거치며 결정된 서열은,
No.1 노아
No.2 뮬란
No.3 슈가로 정리되었어요.
뮬란이는 슈가와 친한 척
살며시 다가가서는 한 번에
우당탕 제압을 해버렸는데요,
노아에게는 덩치 때문인지
냐옹 소리만 나면 꼬리를 삭 깔고
살며시 사라져버려요.
그런 노아지만 뮬란에게
세 번이나 공격을 당하고
또 된통 얻어맞기까지 했는데
모두 쿠앤크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한 번은 안방과 똘냥이 방 문을 열어
쿠앤크랑 뮬란이를 놀게 해주었는데요,
박아빠가 방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마루에서 방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노아가
홱 들어와 버렸어요.
그런데 마침 그 자리가
뮬란이와 쿠앤크 사이였고,
당황한 노아랑 쿠앤크는
깜짝 놀라서 얼음이 되어버리고,
엄마인 뮬란이는
갑자기 힘이 폭발해
노아에게 달려들어 퍽퍽 때리고...
아니 내 방에 들어왔을 뿐인데
이게 뭥미???
또 한 번은 열린 문을 틈 타
크림이가 나왔다가
소파에 앉아있는 노아를 보고
하악~ 거렸더랬어요.
그랬더니 뮬란이 득달같이 뛰어나와서 퍽퍽퍽~
세 번째는 노아가
슈가를 괴롭히고 있을 때였는데
슈가가 깽 소리를 내니까
뮬란이 지 새끼 소리인 줄 알고
득달같이 달려와 퍽퍽퍽~
그 외 모든 시간 뮬란이는
노아냥이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잘 지나다니지 못하고 있어요.
거 참~ 헐..
이제 방학이 시작되어
책 한 번 보겠다고 박아빠는
조정래씨의 태백산맥을 샀어요.
"어머니는 도무지 어떤 존재인지 알 수가 없다.
혁명의 열기나 정열마저도 어머니라는 이름은
눈물로 녹이려 든다.
어머니라는 호칭은 여자만이 갖는 것인데
정작 어머니는 여자가 아니다.
어머니, 그 슬픈 이름의
항시 새로운 그리움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1권 134쪽)
중성 노아냥이가
도저히 알 수 없는 뮬란이의 힘.
그나저나 박아빠 생일이라고
똘냥이가 케잌을 사왔어요.
자그마치 자기 용돈의 80%를 들여서...
냥이들이 늘어난 뒤
좀 더 깨끗한 물을 먹게 해주겠다고
아마존에서
물이 뽕뽕 뿜어져나오는
급수기를 주문했어요.
필터랑 배송료 다 포함해도
한국의 절반 가격이 안되더군요.
그런데 어느 녀석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아요.
강제로 꽉 붙잡고 있으니...
졸졸 흐르는 물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담겨진 물이나 먹고...
흑흑~
노아냥이,
급수기의 물이 졸졸 흐르건 말건
미국에서 건너 온 박스면
족하다고 하고...
우리의 No.3 슈가는
급수기나 서열 따위 상관없이
밥만 많이 달라고 하고...
슈가 그렇게 관리 안하면
아마 1년 뒤에는
No.5로 전락할 지도 몰라요.
(2024.10.23.)
10년이나
시간이 지나 알게된 건
슈가는
No.3이건
No.5이건
전혀 개의치 않고
모든 사람 모든 냥이와
허물없이 지내는
이 시대 마지막
평화주의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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