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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2020.05.28. Cat Mom(2019-20) 본문
(2020년 5월 8일 작성글)
도도를 알게 된 것은
2019년 가을경이었어요.
교회 초등부 연서가,
자기네 반 친구집
야옹이가 탈출을 했는데,
주니하우스 근처에서 산다고
알려주었어요.
도도는 원래 길냥이 출신이에요.
사람을 유난히
잘 따르는 도도를,
연서네 반 친구와
누나가 데려와
집에서 키운 건데요,
아마도 발정이 났을 때,
잠시 열려진 집 문을 빠져나와,
탈출을 감행한 것 같아요.
아이들은 다시
잡아와야한다고 했지만,
아이들 아빠는 원래
길냥이 출신이니까,
길에서 사는 것이 맞다며,
그냥 내버려 두라고 했대요.
그러다 사람들에게
매우 친근한 도도가
배가 불룩한 것
임신한 것 같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그런데 도도는
귀가 커팅되어 있어
길냥이 시절 누군가에 의해
국가에서 해주는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는
표식을 지니고 있었기에
박아빠와 김엄마는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아마도
실력없는 수의사가
나라에서 수술비만 받고는
제대로 수술 하지 않고
귀만 댕강
잘라버린 모양이에요.
어쨌든 도도는
2019년 가을
건강한 네 마리 아깽이들을
출산했어요.
김엄마는
네 마리 아깽이들에게
레레와 미미,
파파와 솔솔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도도가 레미파솔과
자리를 잡은 곳은
주니하우스 바로 앞 동
101-2호 라인 베란다 아래에요.
사람들의 손길을 피해
흙을 파내고
철판으로 둘러진
안전한 곳이에요.
그런데 윗집 주민들이
고양이 소리가 시끄럽다고
흙으로 입구를 막았고
연서는 친구들과 가서
흙을 제거하고
주민들은 다시 막고
그러다 아이들이 혼이 났다고
도움을 요청해 왔어요.
박아빠가 나서
어르신과 실갱이를 한번 했어요.
주민들의 입장을 수긍하진 않지만
고양이를 싫어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우리 동네에는
길냥이들을
사랑하고 챙겨주시는 분들이
여럿 있어요.
전투력 만땅인 할머니 한분은
자기집 1층 텃밭을 내어주고
도레미파솔을 비롯
이 동네 캣맘과 캣대디를
대변해 싸워주세요.
어느 사람이
길냥이 밥 주지 말라고
A4 용지에 써서
베란다 아래에 붙여놓으셨는데요,
거기다 댓글로
"맴을 곱게 써야 자식이 잘되지~"
라고 써놓으셨어요.
청소하시는 분이
고양이 똥 때문에
청소하는데 수고스럽다며
밥 주지 말라고 하자
"당신도 밥 먹지 말고, 똥도 싸지 마소"
라고 쏘아붙이셨어요.
김엄마와 18층 캣맘 한 분은
억울한 일이 있으면
104호 할머니에게 일러바쳐요.
ㅋㅋㅋ
주니하우스가 있는 아파트는
차사고에서 안전하고
숲도 있고
동네 곳곳
길냥이 급식소와 물그릇이 놓여있어
여러마리의 고양이들이
자기들 영역을 따라,
평화롭게 지내는 편이에요.
어쨌든
도도가 새끼들을 싸질러놨으니
그 뒷수습을 해야겠기에
봄이 되자
박아빠와 김엄마는
도도와 새끼들을 잡아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기로 했어요.
경계는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박아빠와 김엄마를 좇아
밥 먹으러 나오던 레미파솔은
그러나
박아빠의 실수로
좀처럼 덫에 걸려들지 않았어요.
한번은 밤에
레레와 미미가
한꺼번에 덫에 들어갔는데요
그만 걸쇠를 채워놓지 않아
문이 덜컹 닫히자 놀라서
잽싸게 문을 밀고 도망가버렸어요.
그렇게 2주일을 방황하다
어느 토요일
미미가 걸려들었구요,
동물병원에 데려가보니 암컷이어서
금식 시간 이딴거 따지지 않고
그냥 바로 수술을 해버렸어요.
품종묘들은
유전병이다 뭐다
병도 많고 몸도 약한데
코숏은
역시나 튼튼,
마취도 잘 견디고
수술도 잘 견디고
무사히 회복이 되어
저녁에 주니하우스로
올 수 있었어요.
목에는 목카라를 두르고
낯선 장소에서
아픈 배를 움켜지고
겁을 잔뜩 먹은 미미는
짐볼 아래로 얼굴만 감추고
박아빠와 김엄마를 피해 숨었어요.
미미야~
박아빠와 김엄마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쁜 집사 아니야.
아프게 한건 미안한데
긴장 풀고 잘 회복되어
원래 집으로 돌아가자.
홧팅~
이후
며칠의 간격을 두고
파파도 잡아들였어요.
형제들이 덜커덩
잡혀가는걸 보고도
며칠이 지나
배가 고프니
결국은 덫에 걸려들어
주니하우스로 데려왔는데요,
어찌나 경계가 심하고 날랜지
잡아서 암수를 확인할 수 없어
며칠 지켜보자고
놓아두었어요.
어느날 들어와보니
미미만 있고
파파는 찾을 수가 없었는데
저렇게 책장 뒤에 들어가
책을 밀어내고는
숨어있었어요.
박아빠와 김엄마의 로망,
올블랙 고양이
솔솔이도 잡혔왔어요.
박아빠와 김엄마는
제일 용감하고
낯을 덜 가리는
레레를 잡기 위해
덫을 설치하고
몇날 며칠 고생하고
잠복해 있었어요.
솔솔이가 잡히던 날
몇 시간 동안 차안에서,
레레가 덫에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정작 레레는
덫 앞에서 웅크리고 앉아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솔솔이가
잽싸게 덫으로 들어가고
레레는 슬그머니 일어나
덫문을 턱하고 만지니
철커덩 문이 닫히며
솔솔이는 갇히고,
놀란 레레는 쏜쌀같이
도망가 버린거에요.
그 뒤로 레레는 한동안
삼형제가 없어져서인지
절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박아빠와 김엄마는
레레를 포획하는 것은
포기하고 말았어요.
그렇게
미미와 파파, 솔솔이는
주니하우스에서
박아빠와 김엄마랑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어요.
파파와 솔솔이의 성별을 알기위해
이녀석들을 잡으려고 하면
거의 발악을 하며 도망다녔는데요
한번은
커튼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커튼봉에 거꾸로 매달리기도 해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
파파와 솔솔이가
수컷이기를 바라며
중성화 수술은 포기하고 말았어요.
그렇게 2주가 지나고
미미의 상처가
다 나은 것 같다는 판단이 든 뒤,
세 마리의 길냥이들을
풀어주기로 했는데요,
문제는
방안에 있는 이 녀석들을 잡아
케이지에 넣는다는 것이
장난이 아니라는 거에요.
두툼한 바베큐 장갑을 끼고
방안 곳곳을 뛰어다닌 덕에
결국은 세 마리의 냥이를
잡을 수 있었어요.
미미는 잡으려고 하자,
도망가며 케이지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ㅋㅋㅋ
미미는
제일 소심한 길냥이인데요
이 일로 큰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김엄마는
수술한지 4개월여가 지난 요즈음에도
밤 9시마다 나가
레미파솔에게 밥을 주는데요,
미미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아서
어쩌다 한번 미미가 나타나면
아이마냥 좋아라해요.
파파는
주니하우스에 체류하는 중에
김엄마에게
땅콩을 보여주고 말았는데요,
수컷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일단 중성화 수술 대상에서
제외되었건만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결국 코에 상처가 생기고 말았어요.
지금도 밤 9시면,
레레와 함께
밥 먹으러 지근거리까지 나오는
용감무쌍한 우리의 파파에요.
솔솔이는
암수를 확인하지 못하고
풀어주었는데요,
박아빠와 김엄마는
솔솔이만큼 힘이 세고
활발하고 점프력이 좋다면
숫컷일 거라는
근거없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104호 할머니가
전해주는 소식에 의하면,
솔솔이가 임신한 것 같다는...
ㄷㄷㄷ
아파트를 산책하다보면
새로운 길냥이들도 만나고
캣맘들을 만날 때도 있어요.
노아의 형제 중에
소심이라고
캣맘들 사이에선 유명한
이 동네 터줏대감도
만날 수 있구요.
아마
사진의 젖소냥이에게도
노아의 피가
흐르고 있을지 몰라요.
레미파솔에게
밥주러 나갈 때
한동안 나타나던 치즈태비는
친화성 짱이었는데요,
김엄마는 이 녀석에게
래미안 아파트에 산다고
래미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어요.
닭가슴살을 좋아해
박아빠는 쿠팡에서
닭가슴살 100개들이
한 박스를 시켰건만
요즘 바람이 나서인지
래미는 도통
나타나지를 않아요.
세상 모든 냥이가
행복해질 그 날까지...
그러나 이 구호는
실현될 가능성이 없기에
주님 다시 오실 그 날
새 하늘과 새 땅에서는
세상 모든 냥이가
선하신 하나님의 통치와 사랑을
새로워진 우리들을 통해
경험해가기를
박아빠와 김엄마는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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