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하우스
2020.05.14. Five Guys in 2019 본문
노아의 공식 생일은
2011년 6월 5일이에요.
그날 박아빠가
응급 수술하러 간 사이
김엄마와 똘냥이는
아파트 산책을 하다
엄마에게 버림을 받은
노아냥이를 냥줍해 왔어요.
Sugar의 공식 생일은
2013년 1월 9일이에요.
노아냥이 밥을 사러 방문했던
펫샵에서
유기묘로 입양을 기다리던
슈가에게
온 가족이
사랑에 빠지고 만 거에요.
케이지에서 꺼내
품에 안자마자
골골거리며 기대어오는
슈가를 위해 똘냥네는
집 주인에게
한 마리 냥이를 더 키우기 위한
허락을 받을 때까지
매일 저녁
다른 사람에게 입양되지 않도록
기도를 했었어요.
알라바마 촌구석에서
구조된 슈가는
언니 노아와는 달리
모든 사람과 모든 냥이
심지어는 버팔로에게까지 프렌들리한
Everybody's cat이에요.
Mulan이의 공식생일?
뮬란이에게 그런거 필요없구요,
묘생이 꼬일려다보니
임신하고 낳아준 것만 해도
할 일 다했건만
농약같은 자식들하고
6년이 지나도록
한 집에 살게 되다니...
그 운명의 날,
뮬란이는 쿠앤크를 데리고
주니하우스에 입성을 했었지요.
우리 뮬란이는
자식들과 놀아주는 엄마가 아니라
여전히 놀이를 즐기는
여전히 아깽이의 피가
털 한 올 한 올에 흐르고 있는
철부지 엄마에요.
제일 호기심 많고
제일 활발하고
제일 많이 사고치고
때로는 크림이가 빽빽 소리질러
구조 요청을 해야만 하는
맨발의 청춘이 되겠어요.
이 녀석들
한때 빽빽 울고
정신없이 장난치는
아깽이 시절이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고
이후 한참 노아에게
구박을 당하더니
이제는 덩치로 노아를
압도하는 성묘로
자라났어요.
사람도 싫어하고
냥이는 더 싫어하고
한 사람 박아빠만 따르고
간식도 싫어하고
오직 한 가지 사료만 먹고
사회성 제로에
성질까지 더러운
그러나 주니하우스를
냥계에 입덕시킨
미워할 수 없는
우리의 노아되겠어요.
한동안 쿠키와 크림은
노아냥이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살았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쿠앤크가
도망치다 찔끔찔끔 흘린 오줌이
마루 곳곳과 싱크대 위에
묻어있곤 했어요.
이제는
한 덩치 되어버린 쿠키에게
노아는 밀리고
쿠키가 가까이 누워도
말 한마디 못하는 처지가
되었어요.
아~ 피곤한 묘생이여...
한동안 주니하우스의
접대묘였던 슈가는
택배 아줌마에게도 뽀뽀를 하는
뮬란이에게
이제 그 지위를
빼앗기고 말았는데요,
잇몸에 염증이 심해
앞니와 송곳니를
몽창 빼버리고 나니
입을 다물어도 혀가
쏙 앞으로 나오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인상이
되어버렸어요.
슈가는 정말이지,
아무하고도 잘 어울려요.
주니하우스에 입양된 날,
노아가 좋다고 덤벼드는 바람에
노아가 비명을 지르며
침대에 쉬야를 해버리고
박아빠와 김엄마는 맨붕에 빠지고
난리를 처대는 노아 때문에
슈가를 화장실에 가두어놓고
김엄마는 불쌍하다며
화장실에서 슈가와 함께
꼬박 밤을 샌 적이 있었는데요,
이제 다 옛 일이다 싶지만
다섯 마리로 늘어난 냥이들은
가끔 삘 받으면
야밤에 침대 위를
말처럼 뛰어다니며
난리 브루스를 치곤 하지요.
냥이들을 병원에
데리고 가려고 하면
이 난리 법석이 나는데요,
최근에는 병원 나들이를
즐기는 듯했던 뮬란이까지
GR발광을 해대는 바람에
예방접종을
포기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박아빠와 김엄마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사실 박아빠의 팔에
저런 상처를 낸 크림이는
결국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했고
주사를 타 왔지만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결국 주사를 놓지 못했어요.
이제 나이가 들고
행동도 느려지고
자는 시간도 늘고
장난도 줄었지만
가끔 예의 장난끼를 보여주는
노아의 엉뚱한 행동은
비사회성에
까탈스러움과
묘격이 묻어나는
심술맞은 얼굴에도 불구하고
우리 노아냥이를
사랑치 않을 수 없게 만들어요.
일상에 지친 박아빠와 김엄마는
집안 청소도 제대로 못하고
집안 곳곳,
옷과 이불은
냥이 털들로 난리도 아니에요.
어쩌다 한번
냥이들 털을 빗으면
털실을 빚을 정도의
결과물이 나오는데요,
털이 아니었다면 고양이가
세상을 정복했을 것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는 것 같아요.
ㅎㅎㅎ
호기심 천국의 우리 뮬란이는
가끔 어디론가 사라져
온 집안을 다 찾아다녀야만 해요.
크림이가 어딘가에서
떠나지 않고 빽빽 울어대면
반드시 거기는
뮬란이가 갖혀있다는 신호인데요,
때로는 서랍에서
때로는 장롱에서
때로는 샤워부스에서
때로는 베란다에서
때로는 싱크대 아래 빈 공간에서
때로는 현관문 밖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리 뮬란이를 찾을 수 있어요.
언제부터인가
박아빠와 김엄마는
냥이 한마리가 보이지 않으면
집 안 곳곳을 훑고,
온 서랍과 문을 다 열어보고
심지어 현관 밖으로
나가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뮤패밀리가
주니하우스에 들어온 뒤
침대를 지키려는 노아와
침대를 빼앗으려는 뮤팸 사이
싸움이 늘상 있었는데요,
그 싸움은 항상
한밤중에 발생해
박아빠와 김엄마는
수 개월 잠을 못자고
결국 신혼 침대를
수퍼킹 사이즈로 바꾸어야 했어요.
쿠앤크가 장성한 지금은
네 마리 냥이와
왕따 노아냥이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된 상태에서
평화가 정착된 것 같아요.
평화의 일등 공신은
비만냥이 쿠키에요.
잘 생긴 우리집 외동아들 쿠키는
정말 성격 좋구요,
정말 게으르구요,
정말 많이 먹는데요,
사료 먹는 소리가
허스키 밥 먹는 소리와 같아요.
그렇게 장성한 그 몸으로
이제는 노아를 밀어붙이니
노아가 꼼짝을 못하는데요,
바로 그 몸무게로
말라뮤트 인형위에서
하루종일 잠을 자니
저렇게 움푹 파이고 말았어요.
이 시츄에이션은
예민한 크림이가 아니라
무던한 슈가가
크림이 자리잡고 있는 숨숨집에
떡하니 비집고 들어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추측되는데요,
우리 크림이는
나름 덩치가 만만한 슈가하고는
장난도 치고 뛰어다니며
함께 놀곤 해요.
뮬란이는 언제부터인가
김엄마나 박아빠가 세수할 때
등에 올라타고는
발톱으로 꽉 움켜잡고
골골송을 부르며
온 몸을 부비부비하는데요,
아~ 우리 뮬란이
귀엽기는 하지만
이건 쫌...
어쨌든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은
바로 우리
노아탱이 때문이에요.
이제는
냥이가 없는 집에 가면
앙꼬 없는 팥빵처럼
주니 없는 주니하우스처럼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되었어요.
그렇게
여기서 끝일줄 알았던 오냥이들이
성경 말씀처럼
생육하고 번성하여
주니하우스 구석구석을
채우게 되는 이야기들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에요.
2019년과 2020년,
주니하우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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