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아를
- 하오고개
- 아라갑문인증센터
- 황집사님
- 해평가마솥국밥
- 카메라
- goretex shakedry
- drct
- 노아
- 국토종주
- 모네
- 홍삼트리오
- 탄천
- 라이딩
- 이포보인증센터
- 홍승모
- Paris
- Arles
- CONTAX
- 양평인증센터
- 툴루즈
- canyon ultimate cfr
- 불량서클
- 로드사이클
- 두물머리
- 안민정
- 하트코스
- 뚝섬인증센터
- 엑상프로방스
- 사진
- Today
- Total
주니하우스
2023.12.05. 국토종주 #9-10(불정역-낙동강하구둑) 본문
(2024.12.24. 작성)
박아빠는 2023년 12월 초
남부 지방의 기온이
비교적 높다고 느껴질 때
마지막 남은 휴가를 내어
국토종주를 마무리하기로 했어요.
2박3일의 여정,
겨울 라이딩이기 때문에
갈아입을 옷가지와
비옷, 세면 도구 등을 넣을
자전거 가방을
영국 Brooks사의 제품으로 구매를 했는데,
탑튜브의 기존 가방이 Topeak 제품이라
눈에 거슬리네요.
결국 1년이 지난 얼마 전 박아빠는
탑튜브의 가방도
Brooks 것으로 구입해
깔끔하게 통일시켰어요.
호호호~
일요일 밤에 내려가면 제일 좋았을텐데
월요일에 직장 회식이 잡혀있었고
박아빠가 총무라서 어쩔 수 없이
월요일 회식 후 늦은 출발을 했어요.
12월 4일의 목적지는
문경 불정역 부근 펜션이었고,
내려오면서 탄금대와 이화령에 들려
새재 자전거길 라이딩 때
찍지 못했던 인증도장을 다 찍고
밤 12시가 다되어 도착을 했어요.
박아빠는 펜션을 예약하며 사장님께
국토종주를 계획 중이라 말씀드리고
펜션 마당에 사흘간 주차를
허락 받았어요.
이제 불정역을 떠나
상주 상풍교를 향해요.
저 멀리
해가 떠오르고 있어요.
12월의 자전거길은
비록 낮기온은 영상이라고 해도
아침 기온이 매우 쌀쌀한데요,
태양에 비췬 갈대가
약 330km에 이르는 길을 떠나는
박아빠의 다부진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어요.
불정역에서
상주상풍교까지는
31km에 이르는 평지에요.
박아빠는
오늘 만난 첫 인증센터에서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려
인증수첩에 도장 찍는 것을 깜빡했어요.
상주상풍교에서
동쪽으로 빠지면
65km 거리의 안동댐에 이르고
여기가 낙동강자전거길의 시작점이에요.
그러나 박아빠는
남쪽으로 빠져 낙동강 하구둑을 향합니다.
나중에 안동댐 오갈 때
다시 들러 도장을 찍으러 가야겠어요.
상풍교 다음 인증센터는
상주보에요.
거리는 약 11km이지만
상주보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는
경사 22%의 짧지만 빡센
경천대 언덕을 올라야만 해요.
시간은 없고
갈 길은 멀어요.
잠시 쉬는 것 이외에
눈길을 다른 곳에 두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 라이딩이에요.
이른 아침부터 지금까지
자전거길에서
거의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솔로 라이딩을 하고 있어요.
두번째 인증센터인
상주보에 도착했고
일단의 아재 라이딩 그룹을 만났어요.
60대 아재 한 분이
어디까지 가냐면서
대추즙 먹고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셨어요.
처음 가는 길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워요.
강변으로 가도
산길로 가도
공도로 가도
기분좋은 대한민국의
국토종주 자전거길이에요.
상주보에서 낙단보까지는
약 17km의 거리에요.
그리고 구미보까지는
약 19km에 이르러요.
출발은 충청도에서 했지만
제 거주지는 경기도이니까
'아니 벌써 경북 구미야?'
이런 착각에 빠지지만
실제 라이딩 거리는
아직 80km도 되지 않았아요.
출발하고
문경읍내를 빠져나온 뒤
구미보까지 이르는 길은
인증센터 이외에
가게나 음식점을 찾기 어려웠어요.
점심을 먹어야하지만
구미보를 지나면서도
논밭 밖에는 없었는데
자전거길을 벗너난 곳에
식당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80km 라이딩 후의 식사라
맛에 대한 제 평가는 믿을 수 없지만
2시 넘은 시각
논밭 한 가운데 있는 식당에
가득찬 사람들과 차량으로
이 집이 맛집이구나 싶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오늘 글을 쓰다 찾아보니
구글 리뷰 4.4, 네이버 리뷰 4.3의
맛집이네요.
인적이 드문
자전거길도 평화롭지만
낙동강을 찾아온
철새들도
평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솔로 라이딩의 가장 큰 단점은
적절한 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에요.
달리다보면
쉬어야할 때 좀 더 가서 쉬자며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고
서로 말할 사람이 없으니
충분한 휴식을 갖기 어려워
오버페이스할 여지가 많아요.
구미보에서 칠곡보까지는 약 35km,
그리고 구미보에서 강정고령보까지는
약 36km의 거리에요.
어느덧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사진 몇 장으로
스르륵 넘겨서 그렇지
지금 박아빠는 자전거로
약 140km의 거리를
8시간 30분째 달리고 있는 거에요.
석양이 예뻐요.
사진 한 방 날리고
자전거길 옆에 있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해결하고
달성보 인근 호텔을 검색한 뒤
전화로 숙박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이제 남은 20km의 거리를 다시 출발해요.
이렇게 첫 날
목표한 달성보에
무사히 이르렀어요.
거리 161km,
평속 20.7km/h,
주행 시간 7시간 50분,
그리고 획득 고도는 524m 였어요.
150km를 달린 적은
몇 번 있었어도
이틀 연속 이 정도 거리를 달린 적은 없어
내일의 여정이 다소 걱정이 됩니다.
강정고령보를 지난 뒤
좌측 무릎에 약간의 통증이 있었는데
어떻게든 잘 쉬고
약도 먹고 하면서
내일의 여정을 준비하려고 해요.
이제 둘째날 여정을 시작해요.
공사로 정비되지 않은
공도 구간을 한참 지나서
다시 낙동강에 합류했어요.
처음으로
터널 내 자전거 도로가
공도와 구분되어 있는
길을 만났어요.
남쪽이라서 날씨가 따뜻할 것을 기대했었는데
비교적 구름도 많아 해가 가려지고
자전거 길이 강을 끼고 동쪽에 있어
이웃한 산자락에 햇볕도 가로막히다 보니
오전 라이딩은 오들오들 떨면서 달렸어요.
낙동강 자전거길의
최대 업힐 중 하나인
무심사 업힐이에요.
무심사를 우회할 수도 있고
무심사 업힐을 통과할 수도 있는데
박아빠는 묻지도 않고 무심사~
그러나
짐 때문에 늘어난 자전거 무게에
전날의 장거리 여정으로
회복되지 않은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도전은
결국 끌바로 귀결되었어요.
중규 형제는
석현이가 초딩 때
둘이서 나선 국토종주 길에
무심사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떠났다고 해요.
달성보에서
합천창년보까지는
약 35km에 이르는 거리에요.
그런데 박아빠는
아직 갈 길이 130km나 남았는데
합천창년보에 다다랐을 때
전날 아팠던 왼쪽 무릎이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합천은
우리교회 재길형제의
고향이에요.
5년 전 박아빠가
교회에 처음 왔을 때
재길 형제는
선영 자매와 함께 교회에 나와도
예배 시간에는 밖에 있다가
예배를 마칠 때 들어오곤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직장 때문에 주일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선영 자매를 대신해
아이 둘을 데리고 교회에 나오고
합천에 계시는 어머니께는
엄마가 교회에 나와
교회 어르신들과 함께
인생의 마지막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정도가 되었어요.
아직 예수님을 그 마음에
온전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이 마음이 열린 것은
우리 교회 성도들의
경건한 믿음과 선량한 삶이
큰 영향을 주었음에 틀림이 없어요.
해가 쨍하면
기온이 올라갈텐데
대체로 날이 흐려요.
무릎이 아파
속도를 낼 수도 없으니
몸에서 열도 안나고
그렇게 힘든 라이딩을
이어가고 있어요.
합천과 창녕을
이어가는 낙동강 자전거길 절벽에
능가사라는 절이 있어요.
역시나 갈 길이 멀어서
바라만 보고 통과~
합천도 그렇고
창녕도 그렇고
말로만 들어보던 동네인데
읍내도 아니고
이렇게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며
경험할 수 있다니
4대강 자전거 길은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는
복이 아닐 수 없어요.
달성보에서 창녕 함안보까지
약 90km에 이르는 거리를
평속 20km/h 정도의 속도로
겨우 겨우 도착했는데
벌써 오후 3시에요.
인증센터 내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벤치에 누워 오들오들 떨며
잠시 잠을 청했어요.
저 멀리 낙동강 모래톱이 보여요.
환경론자들은
인공적인 4대강 공사로
자연이 많이 파괴되었다고 하고,
개발론자들은
관리되지 않은 자연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하고,
항상 어느 일방의 말이
절대로 옳을 수는 없겠으나
4대강 개발을 밀어부친
전임 대통령의 이력을 볼 때
왠지 그의 말을 신뢰하기 더 어렵게 느껴지는데
단지 박아빠의 선입견 때문일까요?
해질녘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이 전혀 없어요.
혼자만 감상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이 고통을 감내하고
예까지 동반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기는 해요.
낙동강 자전거길은
창원과 밀양을 관통해
양산, 부산으로 이어져요.
창원도 그렇고
밀양도 그렇고
처음 방문한 도시인데요,
자전거길과 이어진
낙동강변 공원은
마치 한강 하구 강북 공원과 같이
갈대가 우거진
드넓은 강변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요.
아직 밀양인데 해가 졌어요.
아침 8:30에 대구 달성보에서 출발,
오후 5:30에 밀양을 통과하고 있는데
아직 갈 길은 멀고
주변은 어두워지고
무릎은 많이 아파요.
양산에 이르렀을 때
드디어 사이클링 컴퓨터
와후 볼트의 전원이 나갔어요.
이렇게 속도가 느려지고
늦게 도착하게 되리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요.
이제 더이상
와후 볼트의 GPS 길 안내를
받을 수 없게 되었지만
부산에 이르기까지는
계속 이와 같은
자전거 길을 갈 것으로 예상되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남은 간식을 다 꺼내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남은 35km의 거리를 계속 갈 것인지
근처에서 숙소를 찾아볼 것인지
고민이 되었지만
이 근처에 숙소가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지요? TT
주변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양산과 부산의 자전거 길을 달리고 달려
드디어
부산에 들어왔어요.
부산에 들어왔는데
자전거길은 잘 닦여있고
가로수 불도 매우 밝은데
왜 가도 가도 끝이 없는지
부산이 이렇게 큰 도시인지
이전까지 정말 몰랐어요.
하- 이제 비가 내려요.
혹시나 싶어 가져온
비옷을 아래위로 입고
이제 거의 다왔을텐데 위로하면서
남은 길을 재촉하지만
이제 왼쪽 무릎이 너무 아파
왼쪽 클릿은 페달에서 빼고
거의 오른쪽 페달만 밟아
주행하고 있어요.
낙동강 하굿둑에 도착했을 때
김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일기예보에 저녁 비가 온다고 하는데
이미 도착했어야할 박아빠에게는
전화가 오지 않고
걱정이 된 김엄마가
기도회를 마치고
전화를 건 거에요.
박아빠는 전화에다 대고
'으악~ 다 왔어, 으왁~'
그렇게 외쳐댔어요.
ㅋㅋㅋ
이렇게 박아빠는
2021년 10월 8일에 시작한 국토종주를
2023년 12월 6일에 마무리하였어요.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자전거와 옷에 튀긴 흙탕물을 안고
호텔로 향할 수 없어
근처 화장실로 가
열심히 휴지로 닦아내야만 했어요.
보통 Relive 영상과 기록은
와후 볼트의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지만
와후 볼트가 양산에서 방전된 바람에
가민 인스팅크트 워치의 데이터로
Relive 영상을 만들게 되었어요.
이날 기록된 거리 178km는 동일하지만
와후 볼트는 주행 시간만을 기록하는 반면
가민 시계는 시작부터 끝까지의
총 시간을 기록하였기에 13시간 30분,
그러니까 아침 8:30 출발하여
저녁 10:00 도착한 여정이 기록되었고
아마 평속은 영상의 13.3km/h는 아니고
17-18km/h 정도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늦은 밤 들어간 호텔에서 박아빠는
저녁은 편의점 만두와 컵라면으로 떼우고
따뜻한 물을 욕조에 받아
아픈 무릎을 담가 피로를 풀고
그대로 뻗어 잠에 들었어요.
좀 늦게 일어난 나머지
낙동강하굿둑 인증센터에 들리지 못하고
박아빠는 해운대로 정재선 집사님을
만나러 갑니다.
가는 길은
을숙도를 건너
낙동강 서편의 제방을
타고 갑니다.
이 나무들이 전부
벚나무 같은데
봄철 벚꽃이 필 때의
라이딩은 환상일 것 같지만
아마도 많은 인파로 자전거는
거의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 같기도 해요.
중학생 때
울산에 살 때
방학마다 김해 이모집에
놀러오곤 했었는데
그때는 낙동강이
이렇게 큰 강인지
몰랐어요.
낙동강하구에서
해운대까지는
약 30km에 이르는
제법 먼 길이에요.
그러나 자전거 전용도로는
해운대에 거의 다다른 뒤부터이고
한 20km 가량은
공도를 달려야만 해요.
정재선 집사님은
박아빠가 전날 올 줄 알고
방청소를 하고 함께 잘 준비를 해두었다고 하는데
하루 전 박아빠의 컨디션은
30km를 더 달려
해운대까지 갈 상태가 아니었어요.
여전히 박아빠는
왼 무릎이 시큰거리고
자전거 타면서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빕의 패드 안쪽으로
페달링할 때마다 쓰라린 것이
엉덩이가 까진게 아닌가 싶고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해운대로 향하고 있는 거에요.
정재선 집사님, 방가 방가~
재선 집사님은
박아빠의 자전거 패션과
헬멧으로 눌린 헤어스타일이
이내 못마땅해
옷을 갈아입고 밥 먹으러 갈 것을 종용했지만
우리 동네도 아닌데
선글라스 쓰고 다니면 되는데
박아빠 귀찮다면 거부해 버렸어요.
부산에는
돼지국밥도 있고
부산밀면도 있고
동래파전도 있고
복지리도 있고
짚불꼼장어도 있다는데
짬뽕이 최고라고...
뭔가 배신당한 느낌?
재선집사님 사무실은
해운대 해변이 바라보이는
해운대 스벅과 같은 건물에 있어요.
얼굴만 보고
밥만 먹고 떠나려 했는데
길어진 수다로
박아빠는 버스 시간을
저녁으로 변경해야만 했어요.
해운대에서
부산종합터미널까지는
약 20km로
박아빠의 현재 컨디션으로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요.
박아빠는 부산에서 저녁 버스를 타고
문경 버스터미널에 9시 넘어 도착했고
차도 자전거도 사람도 없는
시골 공도를 15km 정도 달려
펜션으로 돌아와
주차해 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해요.
아직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에유~
ㅋㅋㅋ
마지막 국토종주의 여정은
첫날 불정역에서 달성보까지 178.7km,
둘째날 달성보에서 낙동강까지 161.4km,
셋째날 낙동강하구에서 해운대까지 33.6km,
그리고 해운대에서 버스터미널까지 22km,
마지막으로 문경버스터미널에서 펜션까지 14km,
2박3일 동안 총 410km에 이르는 거리를
달리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어요.
박아빠가 이렇게 끝까지
무언가를 해낸 일이
살아오면서 있을까 싶은데요,
아마 김엄마와 함께 살아온 지난 날들로
박아빠가 좀 독해지긴 한 것 같아요.
ㅋㅋㅋ
'Hiking & Rid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9.09. 국토종주 #7-8(탄금대-불정역) (5) | 2024.12.19 |
---|---|
2022.06.08. 국토종주 #5-6(여주보-탄금대) (0) | 2024.12.17 |
2021.10.08. 국토종주 #1-4(아라서해갑문 - 여주보) (1) | 2024.12.16 |
2021.11.20. DRCT #14-20 (6) | 2024.12.12 |
2021.10.02. DRCT #12-13 (4) | 2024.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