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하우스
2024.05.08. France #5 Montpellier 본문
시차 적응이 안되서이건
나이 들어 새벽잠이 없어서이건
침대가 불편해서이건
더 불편한 소파침대에서
잠을 자는
홍삼트리오가 불쌍해서이건
오늘도 박아빠와 김엄마는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인적 드문 엑상프로방스의
도심을 활보하고 있어요.
도심 한복판에 있는 분수로,
19세기 중반 지어졌고
제일 위에는
정의와 농업, 예술을 상징하는
세 여신을 조각해
미라보 광장과
마르세이유와
아비뇽을 향하게 해놓았어요.
아니 근데,
왜 물이 안나오냐고요?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오스만 제국에서
아르메니안인을
대상으로 자행된
집단학살을 추모하는
비문이 있어요.
학자나 연구 기관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약 50만에서 120만 정도의
아르메니안인
희생이 있었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앗시리아인,
아랍계 기독교인,
아랍계 무슬림 등
오스만 정부에 반항하는 민족,
오다가다 재수 없이 걸린 사람 등
수 십만 명도 더 죽었을 거라
추정한대요.
제주 4.3 사건이나
광주 민주화 운동 등
비교적 최근의 일들도
역사적 평가를 하고
희생자의 아픔을
보듬으려 하는 것에도
갈등과 어려움이 있어요.
하물며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훨씬 더 오래 전에
다양한 인종과 종교의
훨씬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이들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감싸안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울까요?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이
평화의 왕이고
정의의 사자라는 것이
주의 자녀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이 아침
분수 주변을 떠돌며
지나다닐 때
배낭 멘 조각상 하나가 있었는데
아 글쎄 그 냥반이
탐험가가 아니라
바로 세잔 선생이었다네요.
아뿔사~
저희는 이제
지중해 바다를 품은
나르본(Narbonne)을 향하는데
5일간의 황금연휴로
고속도록 정체가 심해
남프랑스 시골길로
접어들었어요.
나르본까지의 도착 시간이
한없이 늘어나자
저희는 길을 돌려
Montpellier로 왔어요.
장시간의 이동에
강렬한 햇살,
배고픔까지 더해져
홍삼트리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에요.
전채 요리라고 하기엔
쫌 거시기한
푸짐한 양이 되겠어요.
달팽이가 아니라
홍합 요리인데
맛은 비슷...
홍삼이들은
햄버거에
모든 짜증이 사라져 버렸어요.
Pave는 덩어리
Saumon은 연어,
그니까 연어 덩어리 요리입니다.
Cussie는 허벅지,
Canard는 오리,
Confite는
기름이나 시럽에
저온으로
오랫동안 끓이는 요리법으로
프랑스 남부에서 유래했대요.
아~
근데 요리 시킬 때는
잘 모르고
대충 모험하는 심정으로
주문했었지요.
건이는
열도 나고 감기 기운이 있어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아요.
내일 시합이 있는데...
상상 그 이상의
크기를 보여주는
프랑스 남부 디저트 올시다.
프랑스 요리 며칠이면
김치와 한식을 찾는다는데
막 이해되고 있어요.
박아빠와 김엄마는
5년 전
한 달 휴가를 얻어내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끊고
지중해 10박 크루즈를 예약하고
로마 출발 뉴욕행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그 해 2월,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덮쳤었죠.
바르셀로나행 비행기표와
크루즈 비용은 돌려받았지만
로마에서 뉴욕 가는
비행기 값은
바우처로 받았는데
기한이 지나 소멸되었어요.
아~ 여보...
여기가 지중해래요.
그렇다네요.
근데 대천바다랑
비슷한 것 같아요.
2박3일의
빡센 일정을 마치고
지중해 바다도 보고
무사히 툴루즈까지 왔어요.
모든 여정을 계획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장거리 운전을 해주신
두 분 집사님,
영원한 우리의 센터
홍건 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드려요.
그러나
박아빠와 김엄마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바로
홍건의 자랑질이었어요.
별이도 질세라...
자~
이제 내일은
어떤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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