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하우스
2024.05.07. France #3 Saint Paul de Mausole 본문
시차 때문이기도 하고
나이 때문이기도 하고
여행 가면 아침 일찍
빵사러 나가기도 하거니와
운전도 안했으니
이 정도는 해야
밥값은 하겠거니 싶어
부시시 일어나 밖으로 나왔어요.
문을 연 가게도 별로 없고
떠나기 전 동네를
더 둘러보고 싶어
30분 정도 돌아다니다
빵과 커피를 사서
돌아갔어요.
오늘은 아를에서
약 30km 떨어진
셍-레미의
셍뽈 수도원으로 갑니다.
박아빠 이 기회에
장래 국가대표
홍건 선수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습니다.
오늘 방문하는 두 곳은
셍 레미 드 프로방스,
엑 상 프로방스로
도시 이름 뒤에 프로방스가
붙어있어요.
여기는
Saint Remy de Provence
라는 도시의
Saint Paul de Mausole
수도원으로
고흐는 이곳에서
1889-1890년,
1년 조금 넘는 시간을
보냈어요.
차기 여자국가대표
한별이와도
인증 사진 하나요.
서귀포의 이중섭 미술관도 그랬고
이곳 셍 뽈 요양원도 그렇고
모조품이
화가의 자취를
대신해 주어요.
진품은 오르셰 미술관에 있다는데
왜 본 기억이 없지요?
고흐의 동생 테오는
비교적 성공한 파리 미술상이었고
고흐는 동생의 도움으로
화가 생활을 했어요.
2년의 짧은
파리 생활을 청산하고
아를에 정착한 고흐는
고갱에게 편지를 써
함께 생활을 하며
그림을 그리고
후학을 양성하자 했고
고갱은 이에 응했어요.
계속 함께 지내며
좋은 영향을 주고 받고
자기 미술 세계를
발전시키고픈 고흐와 달리
고갱은 잠시 머물 곳이
필요했을 뿐이에요.
무엇보다 두 사람의 성격이
너무 달라
동거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고 해요.
더욱이 살아 있을 때
한 점의 작품도
제대로 팔아본 적이 없는
고흐와 달리
고갱은 동생 테흐를 통해
그림이 알려지고 팔리며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었어요.
1888년 12월 23일
아를의 노란 집에서
심하게 다툰 뒤
고갱은 파리로 떠났고
고흐는 자기 귀를 잘라
친절했던 술집 여인에게
소중히 간직하라며
종이에 싸서 맡겼어요.
고흐가 싸 준 종이에서
피가 뚝뚝 흐르고
여인은 그 안에
잘린 귀가 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며
경찰에 신고를 해요.
고흐는 귀의 치료를 위해
어제 방문했었던
아를의 시립 병원
Espace Van Gogh에
입원을 하였고,
한 달만에 집에 돌아왔지만
주변 시선은 곱지 못했어요.
사람들은
고흐를 동네에서 내쫓아
격리시켜 달라고 청원을 해요.
동생 테흐의 권유도 있었고
고흐는 아를의 노란 집을 떠나
셍 레미의 셍 뽈 정신 요양원에
자진해 입원을 했어요.
내부 정원의 주물 펌프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셍 뽈 수도원은
11세기 베네딕트 수도회에서 세운
로마 가톨릭 수도원이에요.
17세기 프란시스 수도회 신부들은
치매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정신 요양 시설로 사용했고,
프랑스 대혁명 때에는
정신 병자들을 위한
격리 시설로 쓰였다고 해요.
프랑스 떠날 때 블틴에서
선물로 준 선글라스는
남프랑스의 강한 햇살에
매우 제격인데다
박아빠의 비싼
스포츠 고글보다
더 고급져 보이는 것은
모델 탓이겠지요?
의사는 고흐가 혼자 밖을
산책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치료라고 해봐야
주2회의 반신욕 정도였다고 해요.
그래도 고흐는 이곳에서
아이리스,
별이 빛나는 밤,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등
100여점이 넘는
주옥과 같은 그림을 남겼어요.
엄지척!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김엄마 남편 27년이면
꽃양귀비 쯤이야...
어제만 해도 흐린 하늘과 구름,
을씨년스런 날씨에
패딩을 찾았는데
드디어 남프랑스의
따스한 햇살이
비쳐오고 있어요.
고흐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했지만
가족으로서
화상으로서
예술가적 재능을 믿어준
동생 테오의 지원 덕에
그의 천재성을
캔버스 위에
남길 수 있었어요.
두 분도
서로 돕는 베필이 되어
각자 안에 있는
하나님의 선한 형상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가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해요.
그나저나 홍집사님은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를
어캐 발견하고 안내하셨대요?
그러나...
그림보다 소중한 것은
호수보다 소중한 것은
가족보다 소중한 것은
뭐다?
맘의 준비도 안되었는데
일찍 들이닥쳐
많은 양의 음식을 주문한
동양인 손님에게
짜증이 난 주인장 덕에
맛난 퓨전 브리또는
사진으로 남기지 못하고
차를 타고 이동 중에
허겁지겁 먹을 수밖에 없었어요.
자 이제,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로
갑니다.
프로방스 지역의 명물 디저트
칼리송이에요.
정통 칼리송은
세 가지 재료,
지중해의 아몬드와
압트의 메론 콩피(설탕 절임),
그리고
설탕 시럽을 도포해
증기에 쩌서 만든다는데요,
맛은...
있어요.
네, 있어요.
김엄마와 박아빠가 함께하건,
김엄마와 빤쭈니가 함께하건,
김엄마와 빵이모가 함께하건,
김엄마와 홍삼트리오가 함께하건,
모든 여행은
극한여행으로 귀결되고 있어요.
아이 기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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