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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2021.05.12. DRCT #7-9 본문
(2024.12.03. 작성)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엽기적으로 마무리한
지난 두물머리행이 아쉬워
반차를 내고
직장에서 두물머리까지
솔로 라이딩을 떠났어요.
직장에서
안양천 합수부를 거쳐
한강을 타고
양수철교에 도착했어요.
박아빠 옷이
또 바뀌었어요.
호호호~
처남이 추천해준
BH 자전거는
스페인 회사로
품질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저평가된
좋은 자전거에요.
혼자서 연잎핫도그
맛나게 먹어주시고
스트라바 기록으로
총 149.4km의 거리를
25.5km/h의 평속으로
주행해 주었는데요,
계속 향상될 것만 같았던
자전거 실력은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니
이때가 전성기였다는 것을...
아~ 슬픈 현실이네요.
돌아오는 길 잠실에서
바퀴가 빵구가 났어요.
유튜브 틀어놓고
이래저래 대충 빵구 메우고
중간에 바람 여러번 넣으며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왔어요.
계속되는 라이딩에
자신감 뿜뿜인 박아빠는
더 나은 라이딩을 위해
아미노 바이탈을
구매대행으로 구입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오매불망 기다리던 물품이
독일에서 날라왔어요.
중규 형제는
자전거 업그레이드에서
가겨 대비
최고의 성능을 뽑아낼 수 있는 것은
바퀴를 바꾸는 것이라면서
알루미늄 3대장 중 하나인
샤말 울트라를 추천해 주었어요.
박아빠의 귀가
한없이 얇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중규 형제의 조언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박아빠는 그렇게 독일 직구로
바퀴를 업그레이드 해주었어요.
그리고 이제
우리 불량서클의
7번째 라이딩에 나섭니다.
박아빠 옷이
또 바뀐 것 같지요?
호호호~
이제 완연한 봄으로
자전거 타기 최적의 시기에요.
사실 한국에서
로드 사이클을 탈 수 있는 날은
눈비와 땡볕과 추위 때문에
1년 중 그렇게 많지 않아요.
이날 코스는
아시아나 CC를 포함해서
용인의 대표적인 언덕들을
돌아오는 길로
동부 몇 고개하는 걸 흉내내서
용인 4고개라고
명명한 코스에요.
이제 업힐은
박아빠가 제일 잘 타는데요,
사진 찍어준다고 기다렸더니
쌩까고 잽싸게
도망가버린
두 사람 되겠어요.
2주 후 저희들은
용인 4고개
언덕을 오른 김에
제대로 된 언덕을 올라보자며
자덕들의 필수 코스
동부 3고개 도전에
나섰어요.
이날도
자전거 타기
환상적인 날씨에요.
이날은
지난 두물머리 라이딩에서
팀에게 버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상처 따위는 개나 줘버린
성운이도 함께 했어요.
동부3고개는
출발하자마자 맞닥뜨리는
벗고개를 시작으로
서후고개,
중미산으로 이어져요.
역시나 1착은
중규형제,
2착은 성운이와 황집사님으로
이번에는
성운이 버리지 않는다고
황집사님이 후미에서
라이딩을 했어요.
여기는 두번째 고개,
서후고개에요.
벗고개를 넘을 때
황집사님이 후미였는데
서후고개에 도착할 때는
성운이가 후미로 처졌어요.
아직은 신이 난
성운이에요.
서후고개를 넘어오면
농부네 쉼터 삼거리가 있어요.
우회전하면 중미산으로 가는
동부 3고개,
좌회전하면 명달리로 이어지는
동부 5고개에요.
농부네 쉼터에서
기다렸던 성운이는
그러나 다운힐에서
한바탕 구른 뒤에
여기저기 찢어지고 까져서
나타났어요.
아마 성운이 자전거의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아
다운힐을 하는 도중에
수풀로 직진을 한 모양이에요.
그래도 많이 다치지 않았고
상태도 괜찮아 보여서
저희는 세번째 언덕
중미산으로 향했어요.
지금은 여러 사정 때문에
라이딩에 시간을 낼 수 없는
중규 형제지만
그래도 우리 불량서클의
영원한 오야봉으로
한 자리 차지해주길
기대합니다.
동부 3고개는
중미산 천문대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돌아
양수리로 회귀하지만
저희들은 좌회전하여
유명산 정상을 찍고
아래로 향했는데요,
그건 라이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집 탐방을 위해서에요.
이번 동부3고개 라이딩에는
솥뚜껑 닭볶음탕으로
여기저기 언론에 많이 등장한
산골농원에서의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리뷰는 방문객들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어지지만
볼거리 하나만큼은
제대로인 식당이에요.
자전거 타고 나서 먹는데
역시 뭔들 맛이 없겠어요?
ㅋㅋㅋ
성운아,
많이 먹어라.
미안하다.
사랑한다.
지나고 나니
지난 두물머리 다녀올 때도 그렇고
이번 동부3고개도 그렇고
아무말 없이 즐겁게 따라와준 성운이에게
형님들이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불량서클이라는 핀잔을 들어도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밥을 다 먹고 나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어요.
인근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며
지금 몸 상태로
비 내리는 유명산 다운힐을 하면
더 큰 사고가 날 것 같아
중규형제가 택시를 잡아타고
양수리 공영주차장에 가
차를 가지고 오는 것으로
이날의 라이딩을 마무리했어요.
동부3고개 다녀온 다음 주에
중규형제와 황집사님,
그리고 박아빠 이렇게 셋이
반차를 내고
동부5고개 정복에 나섰어요.
지난 주말
성운이의 부상으로
신혼부부인 성운이에게는
차마 함께 가자는 말을 못하고
아재 셋이서만
라이딩을 떠났어요.
동부5고개는
벗고개와 서후고개를 넘어
명달리고개와 다락재,
유명산으로 이어지는
저희들에게는 꽤
도전적인 코스에요.
여기 명달리고개는
라이딩의 사진 명소인데요,
저희들 모두
다시 내려갔다 올라오며
연출된 업힐 사진을
찍었어요.
중규형제 안내를 따라
계곡에 들어선
아재들은
민망하기 그지없는
동심파괴 물놀이에
여념이 없어요.
그렇게 아재3인방은
불가능할 것 같은
동부5고개를
평일 반나절 연차로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다녀왔어요.
박아빠 어깨 힘들어간 것 좀 보소.
ㅋㅋㅋ
중규형제와 황집사님 피셜,
먹어본 중 제일 맛난 막국수라지만
라이딩 후
뭔들 맛이 없겠어요?
ㅋㅋ
2024년 12월 2일,
그러니까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어제
오랜만에 세 아재가 만나
식사를 같이 했는데요,
불운의 상징 성운이는
육아와 거리 때문에
지금 당장 라이딩에
합류할 수 없지만
기회만 된다면
다시 함께 달리고 싶어한다고 해요.
앞으로 언제 다함께 모여
이맘때처럼
라이딩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
캘리포니아 태평양을 품고
PCH 종주를 함께 할 꿈을 꾸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불량클럽 회원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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