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하우스
2018.05.09. 체중의 변화 본문
(2024.11.21. 작성)
인터넷 어딘가에서
자전거의 명칭을 외우느라
다운받았던 이미지에요.
자전거를 타게 된 것은
처남이 바이크샵을
운영하게 되면서부터에요.
아마 2014년에
로드바이크를 하나 산 것 같아요.
주니하우스에서
박아빠 직장까지는
32km 조금 넘고
230m 언덕을 넘어야해요.
출근 때는 자신이 없었고
퇴근 때 한번 타고 왔다가
똥꼬에서 불이 나
죽는줄 알았어요.
그래서 자전거는 2-3년간
두어달에 한번 타는
애물단지가 되었다가
2017년 하반기부터
다시 타게 되었어요.
쫄쫄이 입는게 부담스러워
여름에는 반바지에 티를 입었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스키 헬멧에
스키 고글을 쓰고 다녔어요.
사실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김엄마 덕분이에요.
고딩 똘냥이가
주니하우스를 떠나
기숙사에 들어간 뒤 김엄마는
일주일에 두서너 번
광교호수공원을
걷기 시작했어요.
김엄마 가는 곳에
박아빠도 간다~
그래서 박아빠도
김엄마 따라
광교호수공원에 갔어요.
고냥이 털과 먼지로
범벅이 된 자전거를 빼어들자
박아빠 격려차원에 처남은
MTB 슈즈를
선물해 주었어요.
처남은 MTB 슈즈가
결착된 자전거 페달에서
발 빼기 쉽다고 했는데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고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정차할 때는
발을 빼지 못하고 고목마냥
스르르 넘어지기를 몇 번,
통증보다 더한 쪽팔림 속에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했었어요.
자전거 출퇴근 횟수가 늘고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정보도 얻고
스트라바란 앱도 알게 되어
2017년 마지막 석 달은
운동한 내용을
기록도 하게 되었어요.
직장 근처 산이에요.
눈이 와서
자전거를 못타게 되면
걷거나
산에 올랐어요.
운동을 하면서
탄력이 붙고
몸의 변화가 느껴지고
더 운동을 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처음 김엄마를 따라
광교호수공원을 걸을 때
4km 둘레의 신대호 걷기가
만만치 않았어요.
발목이랑 무릎이랑
고관절까지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서
김엄마가 빨리 걷지 못하게
손을 꼭 붙잡고
걸어야만 했고
짜증도 많이 냈어요.
그러다 하루에
2만보에서 3만보를
걷게 되었어요.
물론 여기저기 아팠는데
특히 발바닥이 너무 아팠어요.
깔창도 바꿔보고
운동화도 바꿔보고
보호대도 해보고
약도 먹어보고
그러다 스위스 신발회사
kybun을 알게 되어
신발 하나를 구매했는데
신통방통,
이후로 발바닥은
더이상 아프지 않았어요.
광교호수공원은
지금도 박아빠와 김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산책 코스에요.
지금은 신대호와 원천호,
2개의 호수를 포함해
10km 정도를 걸어도
운동량이 적다며 잘 찾지 않지만
이때에는 틈 나면 찾아갔어요.
그렇게 박아빠와 김엄마의
건강이 조금씩 좋아지고
운동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광교호수공원 걷기로는
운동량이 부족하다
느끼게 되었고
저희 둘은
등산을 하게 되었어요.
동네 뒷산 등산만 하다
드디어 수도권에서
좀 이름난 청계산을 찾았는데요,
이때 박아빠는
머리에 염색을 했었고
김엄마는 긴 생머리였네요.
아직 그늘진 계곡에는
얼음이 꽁꽁 얼어있었고
600m 정도의 높이였지만
내려올 때 무릎이 아파
박아빠는 옆으로
걸어서 내려와야만 했어요.
역시 평지와는 다른 운동 강도.
그러나 무릎 때문에
계속 등산을 해도 좋으지
고민하게 만드는
첫 등산이었어요.
봄이 왔고
광교호수공원을 다시 찾았어요.
광교호수공원은
어떻게 운동을 하냐에 따라
다양한 코스 구성이 가능해요.
짧게는 4km의 신대호부터
길게는 두 개의 호수와
근처 야산을 포함해
이 길 저 길을 섞어 걸으면
12-3km까지 거리를 늘릴 수 있어요.
저희 두 사람은
주상복합 아파트에 둘러싸여
주변 부대시설이 잘 되어있는
원천호수보다
자연친화적인 신대호를
더 선호했어요.
성남과 분당의 탄천은
정비가 잘 되어있고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에
무척 좋은 곳이에요.
주니하우스에서
박아빠 직장까지는
탄천과 안양천을 끼고
약 20km 정도의 자전거 도로와
약 10km 정도의
차량 통행이 비교적 적은
아파트 사이 공도를
이용하는데요,
봄이 되면
개나리와 철쭉과 벚꽃까지 피어
자전거 라이딩을
행복한 경험으로 만들어 주어요.
이맘때 즈음 읽게된 책이에요.
미국에 살던 2년간
저질 체력으로
많은 국립공원을 탐방하면서
언젠가 구석구석을
트레킹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쓴 양희종 씨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미 서부 4300km,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걸은
생생한 경험을
박아빠에게 전해주었어요.
그래서 PCT,
그 중에서도 John Muir 트레일은
가서 완주는 못해도
일부라도 걷고싶은
버킷리스트가 되었어요.
아침 출근 라이딩을 하면
박아빠 직장 주차장에는
살구꽃이 활짝 피어
마지막 힘을 짜내
헥헥거리며 언덕을 올라온 박아빠를
환하게 맞아주어요.
봄이 되어
다시 청계산을 찾았는데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어요.
이날은 하늘도 맑아
저 멀리 롯데타워도 보여요.
청계산은 망경대가
615m로 제일 높지만
군시설로 출입이 통제되어
580m의 매봉에
정상석이 있어요.
레지던트 2년차 때
서울 병원의 교수님들이
의국원들 다 집합시켜
남색 티 하나씩 입히고
청계산 등반을 강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진짜 죽는줄 알았어요.
ㅋㅋㅋ
여전히 무릎은 아프지만
그래도 2월의 첫 방문 때보다
한결 수월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6년이나 지난 지금
좋은 추억만으로
각색되었기 때문일까요?
그렇게 자전거도 타고
공원도 걷고
산에도 올라가고
그러다보니
계단은 무조건 걸어가고
버스나 지하철 타고 다니고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가는
변화도 일어났어요.
그렇게 6개월만에
몸무게가
5kg이 빠지면서
이정도만 되면 좋겠다 싶은
체중이 되었어요.
사실 걷기 운동은
처음 몸무게를 측정하기
5-6개월 전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체감상 10kg 정도는
감량한 것 같아요.
이제 자신이 붙어
직장에서 집까지
한강을 끼고 70km 거리 도전에
나섰어요.
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는
여의도에서 한 숨 돌리고
봄 날의 기운을 만끽했지만
성남 초입에서 기운이 빠져
벤치에 10분간 누워
기절하듯 잠들었다
기어기어 집에 들어왔어요.
물론 역시나
똥꼬에 불이 났었지요.
그렇게 2024년 지금,
시간이 흘러 흘러
박아빠와 김엄마는
강원도 운탄고도 1-6길을 완주했고
국립공원 등산 도장깨기에 도전 중이며
박아빠는
인천아라뱃길에서
낙동강하구둑까지
자전거 국토종주를 완주했어요.
주니하우스에
과거 고냥이(Juni's Eleven) 글들을 올린 뒤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
여전히 올려야할 과거 글들이 많지만
잠시 미루어두고
Hiking & Riding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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