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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하우스
20260411 부부하이킹 #42 해파랑길 42-44 본문

아파트 산책하다가
파파와 패거리들을 만났어요.
코에 느낌표가
특징적인 파파는
주니하우스 도도의
셋째였어요.
출생의 비밀을 알 수 없는
턱시도 두 마리와 짝을 이루어
주니하우스 인근에서
잘 살아가고 있어요.
(파파의 옛 이야기는 여기서...)

집에 있는 사진을
몇 개 정리했어요.
보호자로 만난
한 사진 작가분의 작품으로
복도의 사진을 바꾸었어요.
그 이름과 성격과 외모 모두
러블리한 슈가는
박아빠가 잠시 비운 틈을 타
이렇게 예쁜 포즈로 박아빠의 작업을
방해하고 있어요.

벚꽃이 만발했어요.
이상기후와 함께
벚꽃의 발화시기도 이상하고
비가 온 뒤에도 지지 않고 만발해
2주 가량 피어있었어요.
그덕에 올해는
벚꽃을 충분히 감상했어요.

평화로운 저녁이에요.
10년 전
노아가 팔팔할 때는
뮬란이나 쿠키, 크림이가
감히 근처에 올 수 없었는데
이제는 힘의 균형이 맞추어져
네 마리 냥이가 동시에
박아빠에게 기댈 수 있어요.
그 와중에
어그 사랑이 남다른 크림이는
박아빠 어그에 올라탔어요.

안방에서는 박아빠가
마루에서는 김엄마가
두 패거리의 냐옹이들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리고 슈가는 이제
김엄마 지근거리에서
존재자체로 사랑을
한껏 받아들이고 있어요.

다시 등산을 재개했어요.
이제는 사역을 안하는데도
주말에 운동을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늘 쉽지는 않아요.
누군가를 만나야만 하고
날씨가 좋지 않기도 하고
해야만 하는 집안 일이
잔뜩 쌓여있기도 해요.

백두대간 종주는
버킷 리스트 중 하나에요.
법화산 정상에서의 안내는
1, 3주 토요일이라
근무 때문에 안되었는데
여기는 2,4 주라
한껏 기대하며 들여다 봤더니
일요일 산행이라 김만 빠졌어요.

석성산에서 바라본
강릉 방향 영동고속도로에요.
석성산이 나름
이 동네 새해 일출 산행지로
유명해요.

석성산은
용인시청 출발이
코스가 제일 길어요.
오늘은 동백도서관에서 올랐는데
경사는 다소 심하지만
거리가 얼마 안되어
할미산성, 향린동산 방향으로
우회하여 내려가기로 했어요.

몇 년 전
할미산성에서의
석성산 등산 코스를 검색하다
마성 IC 부근에서
할미산성과 석성산을 연결하는
성산교에 대해
인터넷 블로그에서 보았어요.
그런데 블로그 주인장이
진보 시장이 이런 쓸데없는 다리를 지어
혈세를 낭비한다며
욕에 욕을 해둔 글을 읽게 되었어요.
편하기만 하구만
거 참...

신라는 6세기 경
나제동맹을 결성해
고구려를 몰아내고 이 땅을 차지한 뒤
여기에 산성을 쌓아
경계를 섰다고 해요.
그때는 용인이
신라땅이었다니
신기하기만 해요.

4년 전 대통령 선거 때
집에서 출발해 법화산을 거쳐
향린동산과 할미산성으로,
그리고 석성산을 올라
용인시청으로 내려갔어요.
그때 성산교를 건너기 전
그네가 있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없어졌네요.

향린동산으로 가는 길
진달래가 멋지게
피어있어요.

박아빠는 요즘,
아침과 점심으로
운동을 해요.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20대 초반 이후로는
볼 수 없었던 몸무게에
도달했어요.
이런 일도 있구나...
싶어요.

드디어 한 달만에
해파랑길 도전에
다시 나서요.
여기는 양양,
금요일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출발해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부터 해파랑길을
나서기로 했어요.

아마 이맘때 양양 관광은
비수기인가봐요.
밤 늦게 도착해 잠만 자고
새벽 일찍 출발하는 저희에게
필요없이 넓은
과분한 호텔이에요.

비록 오래되어
다소 낡은감은 있지만
객실 2개에
구별된 식탁과 거실,
그리고 발코니까지 있는
오션뷰의 호텔이
9만원 정도 밖에 안했어요.

전날 밤 도착해
주차를 할 때에는
몸이 앞으로 나가기 힘들 정도의
돌풍을 맞닥뜨렸어요.
그 여파가
오늘도 계속되어
발코니의 연못 위로
세찬 물결이 일고 있어요.

2층 객실 전체가
아마도 스위트 룸 같은데
발코니로 나서면
멋진 동해 바다를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여기가 한국이라도
이렇게 모든 객실이
휑하니 바라보이고
통행이 자유로운 것은
거시기 해요.
설계자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사생활과 안전은
보장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기가
연어들의 회귀로 유명한
남대천이에요.
저희들은 오늘
42-44 코스를 걸을 예정이고
숙소는 44코스 출발지에서
약 6km 떨어져 있어요.
택시를 불러타고
42코스 출발점으로 갔다가
44코스까지 걸은 뒤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 주차장으로 돌아올 계획이에요.

햇살은 따갑고
바람은 세차며
바다 위로 출렁이는
파도도 거세요.
양양이
국내 서핑 메카라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42코스의 출발점,
죽도에요.

작은 암자가 있어요.
그리고
안이 잘 들여다보이는
유리 문이 달린
냥이 집이 있어요.

42코스 출발 스탬프를 찾아
죽도를 한 바퀴 돌고 있어요.
남쪽 방면은 해를
정면으로 마주해요.
그래서 경험상 해파랑길은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걷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 같아요.

죽도의 정상으로 오르면
죽도정과 전망대가 있어요.
동해바다는
정말이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바다에요.

드디어 스탬프를
찾았어요.
코스 안내문에는
죽도정에서 출발이라 쓰였었는데
5-600미터 가량 떨어진
농협 마트 건너에
스탬프가 있었어요.
해파랑길 걷는 재미에는
스탬프 찍는 즐거움이
빠질 수 없지요.

양양은
젊은이들이 찾는 관광지,
서핑의 천국이라는
테마를 밀고 가는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 좋아할
보드 파크가 크게 갖추어져 있어요.

그러나 조금만 벗어나
마을 골목길로 접어들면
수도권에서는 접하기 힘든
어릴 때 살던 옛 골목의 정치를
한껏 느낄 수 있어요.

왜 토끼는 여기에
결박되어 있을까요?
불쌍한 녀석...

빨간 것은 홍매화 같고,
노란 것은 수선화,
하얀 것은 뭘까요?
매화라고 하기에는
4월 초순인데...
어쨌든 사람 사는
맛이 있는 해파랑길이에요.

한참을
해변과 떨어져
국도 건너편의 길을 따라
걸어요.

그리고 이제 다시
해안 방면으로
다리를 건너가요.
오가면서
국토종주 자전거길
동해안 일주를 하시는 분들을
계속 만나요.

38선 휴계소에 왔어요.
미소 강대국이
일본 점령지의 전후 처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설정한 이 경계선이
12개의 강과 75개 이상의 샛강을
단절시켰어요.
이후 6.25 전쟁으로 38선이 무너진 뒤
양양에서 처음 38선을 돌파해
북으로 진격했다고 해요.
3사단 23연대는
1950년 10월 1일 38선 돌파를 기념해
기념비를 세웠는데 훗날 정부는
이 날을 국군의 날로 지정했다고 해요.
(출처: 휴계소 안내문)

걷기에 참 좋은
날씨와 하늘이에요.
한 걸음도
앞으로 디디기 어려울 정도의
전날 거센 바람은
다소 잠잠해져
오히려 더위를 식혀주고 있어요.

하조대는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은둔하여
혁명을 도모한 곳이라 하여
하조대로 명했다는 전설이
전해져요.
(출처: 하조대 안내문)

김엄마가
약과를 좋아해
이것 저것 구입해
그 맛을 평가하고 있어요.
그러나
배고푼 하이킹 중의 평가는
부정확할 수밖에 없어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잠시 숨을 고르며
간식과 물을 섭취했어요.

동해 바다와 기암괴석은
정말 아름다워요.
해파랑길은
이런 자연과 계속 같이 걷는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

속초와 고성에 이어
양양의 길냥이들도
복지가 좋아보여요.
다들 털도 빛이 나고
오동토동 살이 올라 있어요.

2013년 겨울,
2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플로리다의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을
방문했어요.
Visitor Center에서 만난
한 처자가 속초에 3년 살았다며
너무 좋았다고 했는데
당시 미국 국립공원 39곳을 가본 저희는
아니 이 좋은 미국을 놔두고
왜 속초에 다시 가고 싶어하지
의아해 했어요.

그러나
한국 국립공원 등산을 하고
해파랑길을 걸으며,
한국의 자연도 좋을 뿐더러
속초와 양양과 고성은
그 어디에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런 아름다운 곳을 찾게해준
해파랑길 설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하조대 해수욕장이에요.
42코스에 이어
43코스를 계속 걸어요.

오늘 같은 바람이면
서핑 타기에
좋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 추워서 그런지
서핑을 즐기는 사람은
없어요.

다소 철 지난
4월 초순임에도
왕벚꽃이
활짝 피어있어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드넓은 습지에는
갈대가 무성해요.

2012년,
샌디에이고의 델마비치를 찾았을 때
비치체어에 앉아
무념무상에 잠긴 노부부를
보았던 기억이 떠올라요.
그러나 박아빠와 김엄마는
비치체어가 아니라
하이킹을 선택하여
인생을 살아가고 있어요.
언젠가는...
생각하지만
과연...
싶어요. ㅋㅋ

43코스의 종점,
수산항에 왔어요.
다리가
아부다비의 부르즈 알 아랍을
닮았어요.
이 예쁜 항구에
어울리지 않는
복제에요.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설치된지 오래되어
스탬프가 말라
자전거에 잉크를 넣고 다녔는데
해파랑길은
잉크가 들어있는
스탬프로 되어있어
도장 찍는 맛이 나요.

여기 43코스 종점,
그리고 44코스 시점인 수산항에는
해파랑길 카페가 있어요.
그리고 인증수첩에 도장을 찍어오면
1인당 5천원의 쿠폰을 주어요.
가지고 온 다이제도
먹을 수 있게 허락해 주셔서
편안한 소파에서
당과 카페인을 충전하고
길을 떠날 수 있었어요.

역시
길냥이들의 복지수준을 알 수 있는
튼실한 방댕이와
뚠뚠한 허리에요.

동해안 도시를 따라 걷다보면
태백산맥의 급경사를 따라
바다로 들어가는 하천을
자주 만나게 되어요.

물론 해송군락지를 따라
걷게 되기도 하구요.

도도 카페에요.
주니하우스의 도도는
길냥이로 지낼 때에도
밥을 주는 김엄마를 따라
아파트 공동 현관 앞까지
따라오곤 했어요.
그때에는
박아빠와 김엄마가 휴일 때마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놀러가는줄을 도도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거에요.

저 멀리
하룻밤을 보낸
디그니티 호텔이 보여요.

이제 곧 5월이라 그런지
웨딩사진을 찍으러
예까지 온 신혼부부들을
여럿 볼 수 있었어요.

윈도우 바탕화면 같은
비현실적인 풍경을
보면서 걷고 있어요.

연어들이 거슬러 올라오는
그 유명한 남대천이에요.

아침 7시에 택시를 타고
남대천을 건넜는데
오후 2시에서야
남대천을 걸어서
다시 지나가는군요.

어디서부터 따라왔는지 모르겠는데
박아빠 옷에 풍뎅이가
붙어 있어요.

아주 맘에 들었던 숙소,
디그니티 호텔이에요.

박아빠는
장교훈련을 받고
보건소에 배치된 지 3주만에,
그리고 김엄마는
결혼식 전날까지 일한 바람에
저희 두 사람은
결혼 당일 새벽
신랑, 신부 화장을 하고
오전 스튜디오에서
2-3시간 사진 찍는 걸로 대신했는데
그것도 힘들어 죽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마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저희도 저런 시간을
갖지 않았을까 싶어요.

낙산 해변이에요.
이렇게 보니
외국의 유명한
휴양지 같아요.

잠시 낙산사에
들렀어요.
낙산사는
2005년 산불로
사찰 대부분이 전소되었고
동종은 녹아버렸다고 해요.

지금은 그 흔적을 볼 수 없고
깨끗하게 정리된
신축 건물들을 볼 수 있어요.

의상대는
낙산사를 창건한
의상대사를 기념하기 위해
1925년에 지은 정자로
낙산사를 지을 때
의상대사가 머무르며
참선하던 장소라고 해요.
(출처: 의상대 안내문)

저 멀리 속초가 보여요.
해파랑길 44코스는
양양-속초 시경계가
종점이에요.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것은
세련된 로고와
글자체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어요.

번잡한 관광지 해변과
그보다 더 복잡한
낙산사를 지나
고즈넉한 골목길에
접어 들었어요.

서핑의 성지답게
서핑 관련 가게들이 많아요.
아직 4월초라 추울텐데
세탁한 서핑복과 수건을
말리고 있어요.

나무 데크와 갈대,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
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를 관통해
해파랑길을 걷고 있어요.

몽돌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큰 돌들로 구성된
몽돌 해변이에요.
해변이 사라진다고
돌을 가져가지 말라고 써두었는데
해파랑길을 걸으며
소실되어 가는 해안가와
백사장 때문에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마도
해안을 따라 건설되는
옹벽과 도로와 건물들 때문이겠지요?

설악산이 보이고
쌍천을 따라 강변도로에
벚꽃이 만발해 있어요.

드디어 44코스의 종점,
설악해맞이 공원에
도착했어요.
해파랑길 42-44코스,
36km의 거리,
쉬는 시간 포함 9시간의
긴 여정이었어요.

지금은
뭘 먹어도 맛있겠지만
그래도
맛난 걸 먹어야겠지요?
호호호~

단양면옥은
박아빠에게는 처음이고,
김엄마는 어릴 때 가족들과
강원도에 오면 항상 방문했었던
음식점이에요.
가자미회와 함께 나온 수육은
그 맛이 일품이에요.

비빔막국수도
끝내줘요.
이 글을 쓰고 있는
6월 5일,
얼마전 속초에 간 처남도
단양면옥을 찾았다고 해요.

박아빠의 말이
신뢰가 안간다면,
백반기행 허영만 작가의
음식평으로
음식의 감동을 대신하기로 하지요.

다음날 주일,
교회는 박아빠만 갔어요.
김엄마는 학회에
공부하러 갔고,
장모님은 갑자기
감기가 도져 가실 수 없었어요.

박아빠 혼자 예배를 드리고,
점심으로 찰리스 버거를 때리고,
회복운동으로 법화산에
가볍게 올라갔다 왔어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
민영환 묘소에
뒤늦게 활짝 핀 벚꽃을 보며
봄날의 축복을 온 몸으로
즐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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